호주 한인 사회의 정신 건강 문제, “내가 조금 더 참고 견디면 괜찮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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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er woman by window Source: Getty Images/PamelaJoemcFarl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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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여 년 이상 시드니에서 심리 상담을 진행해온 정신 건강 소셜 워커이자 상담 전문가인 사라 박 씨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내담자들이 많이 늘어났지만, 대부분은 전부터 있던 정신 건강 문제가 팬데믹으로 악화돼 더 이상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진행자: 2020년 코로나19로 유례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유독 많이 나오는 소식들이 정신 건강과 관련한 내용입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이런 대규모 전염병 사태 그리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사회적 이슈들…실직, 사회적 봉쇄, 격리, 가족과 친구들과의 헤어짐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불안, 충격, 우울 등 다양한 정신 건강 문제를 앓게 됐는데요. 과연 코로나19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 우리 한인 사회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연말 특집으로 두 차례에 걸쳐 보내드릴 텐데요. 첫 시간에는 한국계 정신 건강 소셜 워커이자 상담 전문가인 사라 박 선생님과 호주 한인 사회의 전반적인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 테고요. 두 번째 시간에는 시드니 북부 지역 청소년 복지 기관인 Phoenix house에서 Youth worker 청소년 담당관으로 근무하고 계시는 케이트 리 선생님과 함께 청소년 자살, 자해 등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아이들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알아보는 시간 준비합니다. 먼저 첫 시간 지난 20년 이상 시드니 시내에서 우리 한인 동포들과 다른 환자들에게 심리 상담을 진행해 온 정신건강 소셜 워커이자 상담 전문가인 사라 박 선생님 만나보는데요. 사라 박 선생님은 최근 시드니 한인 사회에서 진행된 정신 건강 세미나에서 한인 사회의 정신 건강 현황에 대해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나혜인 프로듀서가 만났습니다.

나혜인 피디: 사라 박 선생님 안녕하세요?

사라 박 상담사: 네, 안녕하세요?

나혜인 피디: 반갑습니다. 시드니 한인 사회에서는 우리 한인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을 위한 온라인 세미나가 진행이 됐는데요. 한국 지피, 즉 일반의 그리고 청소년 복지 담당 케이스 워커 분도 연사로 참석을 하셨고 우리 사라 박 선생님도 정신 건강 소셜 워커이자 상담 전문가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셨는데요. 세미나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어로 진행이 됐었죠?

사라 박 상담사: 네. 한국어로 세미나를 하는 이유는요. 많은 분들이 영어가 좀 불편하고 해서 효과적인 것은 한국말이 더 낫다고 해서 했고요. 저는 솔직히 호주 온 지 한 43년 됐거든요. 영어가 더 편안하긴 해요. 하지만 한국 분들이 한국어가 더 낫기 때문에 그렇게 하게 됐습니다

나혜인 피디: 많은 분들이 세미나에 참석하셨나요?

사라 박 상담사: 네, 생각한 것보다 많은 학부모들이 관심이 많아서…한 50-60명 정도 참석한 걸로 알고 있어요.
Sarah Pak is a Korean-Australian Mental Health Social Worker/ Counsellor who has been providing psychological counselling for more than 20 years.
Sarah Pak is a Korean-Australian Mental Health Social Worker and Counsellor who has been providing psychological counselling for more than 20 years. Source: Supplied
나혜인 피디: 청소년과 학부형들의 정신 건강 문제 외에도 최근 우리 한인 사회에 어떤 심각한 주요 정신 건강 문제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정말 팬데믹으로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느끼시나요?

사라 박 상담사: 네. 한국 분들은 뭐가 조금 느껴지나면요…한국 분들은 참으려고…문제가 있으면 ‘내가 조금 더 견디고 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그래서 좀 피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상담하려고 연락이 오면 너무 급하시고 많은 것을 한꺼번에 도움을 받고 해결하기를 원하는 걸 느끼고요. 불안감, 우울증, 가족 관계, 가족 관계적인 것, 여성분들은 많이 가정 폭력이라고 하는데… 가정 폭력도 막…때리고 그런 것 보다 심리적으로 눌려져 있는 것 싸우다가 감정 컨트롤이 안돼서 일어나는 것 그런…부부관계 문제 남편이랑 같이 살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애들은 어떻게 해야 되나 그런 고민이 많이 있는 분들 상담도 하고요. 임시 비자, 파트너 비자, 기술 비자 이런 분들도 힘드신 분들이 많이 있고요.  중독 쪽으로도 술 중독, 도박 중독, 젊은 애들은 게임 중독, 근데 마약 중독은…. 아는 사람들 통해서 밖으로 얘기는 들리는데 그걸 문제라고…특히 문제 있는 젊은 학생들이 상담받으러 잘 안 오는 편이에요. 주로 부모들이 압력을 줘서 데려와 상담을 받지만요. 그런 게 있고… 그다음에 양육 쪽으로, 애들 키우는 문제점, 애들이 학교를 잘 안 가는 것 그리고 대학교 졸업하고 직업을 구할 수 있을까…그리고 정신적으로, 심한 병적으로 연결되는 힘든 문제 때문에 상담받고, 그리고 병 걸려서, 암이나…그런 쪽으로…그리고 직업에서 다쳐서 오시는 분들도 있고 또 발달 장애, 자폐… 여러 가지 문제들…되게 많죠. 솔직히. 코로나 때문에 더 많이 상담을 받는지 여쭤보셨는데요, 상담은 더 많이 받고요. 코로나 때문에 팬데믹 때문에 오시는 부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주로 보통 전에부터 문제들이 있는데 이제 코로나가 생기면서 문제가 악화되기 때문에 도움받지 않으면 안 되겠다…

나혜인 피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찾아오는 경우네요. 이때에는…

사라 박 상담사: 그렇죠. 그래서 의사 선생님도 훨씬 더 많이 상담받으러 보내시는 것 같아요.
나혜인 피디: 상황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한국 사회 처럼… 우리 한인 사회도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터 넣고 말하고 치료 방법을 찾기보다는 문제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었는데요… 여전히 이렇게 터부시하는 현상이 한인 사회에 존재한다고 느끼십니까?

사라 박 상담사: 네 저는 상담일 한 지 20년 넘어서 쭉 역사적으로 볼 적에는…한국 분들은 상담이나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서 태도 자체가 어떤 때는 심각한데 그걸 밖으로 얘기하면서 예민하게 생각을 하고 싶지 않은 때도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말에도 그런 단어, 사이코, ‘쟤는 사이코다’ 얘기하잖아요.  K-Pop노래들도 사이코 쉽게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이미지가 솔직히 좋지는 않거든요. 도움이 안 되고, 성숙한 생각이 아니잖아요. 호주에서는 요즘은 ‘Are you OK?’ 이런 쪽으로 포커스 해서…. 문제가 있으면 쉽게 털어놓고 얘기하고 딴 사람들 괜찮냐라고 물어보는 것도 조금 정상적으로 보는 게 좋은 것 같고요. 그리고 정부에서도 팬데믹 생기면서 정신 건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다 보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그게 좀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있으면서도 제 생각에는 한국 분들이 문화적으로 감정적이고, 예민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요새는 원하시는 것 보니깐, 심리적인 내용도 지식적으로 많이 갖고 계셔서 두려워해서 안 오는 분들도 있지만, 여기 오래 사시는 분들은 그러실 수 있지만 젊은 분들은 태도적으로 다르다고 보거든요. 특히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되고… 그런 분들은…또 많이 아시는 분들은 원하시는 게 있어요. 좋은 상담사를 찾는 것…좋은 상담사는 어떤 사람이냐면…지식적으로 많이 알고, 경험도 많이 있고 그리고 감정적으로 잘 들어주고 진실적으로 케어를 많이 해 주고, 여기 호주 시스템을 이해하니깐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잘 지원해 줄 수 있는, 그런 걸 요즘은 요구하고요. 잘 도와줄 수 있는 상담사를 찾는 것 같아요.
나혜인 피디: 그건 좀 바람직한 부분이기도 하네요. 그래도 해법을 찾으려고 하시는 행동을 볼 수 있으니까요?

사라 박 상담사: 그런데 한국어를 잘 하시는 이중언어를 잘 하는 멘털 헬스 워커, 정신 상담가가 많이 없거든요. 그다음에 한국 분들이 우리가 상담하는 레벨이랑 정신과 의사분들이랑 구분을 잘 못하시는 경우도 있거든요. 정신과 의사 선생님은 전문 의사분들이시고, 그분들은 심각한 정신병이 있을 적에 조금 더 진단 위주로 깊이 들어가면서 약 쪽으로 더 치료…더 포커스가 많죠.

나혜인 피디: 알겠습니다. 특히 코로나19와 관련 연방 정부 또 주 정부도 정신 건강에 대한 정부의 예산 지원을 늘린다는 여러가지 발표를 해 왔었는데요. 환자들 입장에서는 좀 달라지는  부분이 있습니까?

사라 박 상담사: 락 다운…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나가지도 못하고…

나혜인 피디: 봉쇄 조치가 됐었죠?

사라 박 상담사: 그때는 정부에서 펀딩을 정신 건강 쪽으로 준다고 얘기를 하면서 서비스들은 비욘드 블루라든지…생명의 전화…전화 상담, 24시간 매일매일 할 수 있는 이런 서비스 쪽으로 펀딩을 줬는데, 그쪽에서는 호주 백인 분들, 영어 잘하는 분들 위주로 포커스가 되다 보니까…이민자나 다문화 커뮤니티 쪽에서는 도움을 좀 못 받게 됐고요. 요새 와서는 메디케어로 사람들이 상담을 GP 레퍼럴로 저 같은 사람들이랑 상담 전문가와 상담을 받는데, 1년에 10번을 해서 상담을 받는데 그것을 더 많이 늘려서…10번을 더 할 수 있게 했거든요.  2021년도 6월까지 10번을 더 할 수 있게 했거든요. 그래서 요새 그 프로그램 통해서 메디 케어로 상담받는 분들은 더 도움을 받는 시스템이 있어요.
나혜인 피디: 하지만 정신 건강 문제라는 것이 단순히 간단한 한 가지의 질환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가정폭력, 약물 중독, 재정적인 어려움 등 여러 가지 이슈들이 복잡적으로 얽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신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이런 다른 문제들도 치료 과정에서 같이 다뤄질 수 있나요?

사라 박 상담사: 네, 얘기하신 것처럼 간단하게 진단 위주로 얘기할 때에는 우울증, 불안하고, 스트레스 받고 감정 컨트롤이 안되고 와서 직접 상담할 때 들어보면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들 환경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고 복잡하고 힘든 일들이 많잖아요. 도움을 드릴 적에도 외국 분들은 영어를 하니깐 뭔가 힘들면 여기저기 알아보고 어떤 부분은 직접 해결할 수 있지만 주로 한국 분들은 영어가 잘 안되고 여기 오래 사셨어요. 이런 언어적인 문제 때문에 우리가 상담도 하지만 다른 부분도 서포트 해야 하는 부분은 편지나 보고서를 많이 쓰게 되거든요. 그분의 이야기를 증거적으로 정부에 내는 것. 센터링크, 정부 주택, 이민성, 재판, 학교, 대학교…이런 부분도 많이 하는데…이런 부분을 메디케어는 치료 위주로 생각하니까 인정을 안 하는 편이죠. 이런거는 우리 이민자 분들이 정부에서 더 리포팅을 해서…‘복잡하고 힘들다.’, ‘더 많이 서퍼트가 필요하다’ 얘기를 해야지…그래야 저 같은 이중 언어 전문사들이 많아 질 것 같거든요. 우리 하는 일이 좀 복잡하긴 해요.

나혜인 피디: 간단할 것 같진 않습니다. 그래도 좀 일상생활에서 정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거나, 아니면 비교적 좋은 건강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는 법이 있다면 좀 알려주시죠.

사라 박 상담사: 네 죄송한데 안 좋은 우울한 내용을 설명드리려고 하니깐 많이 얘기했는데요. 요새는 DBT 치료가 인기가 많거든요. DBT는 Dialectical behavior therapy 정신적으로 건강한 팁들을 얘기한다면요. 실질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은 어느 정도 그대로 받아줘라. 좋은 거 나쁜 거 다…’컵에 물이 반이 찼냐? 비었냐?’ 두 가지 다 있다. 반대적인 부분도 두 가지 다 있다. 그리고 너무 판단을 하지 말아라. 무슨 일들이 일어나면, ‘아, 이게 이렇게 이루어지네…’ 하지… 너무 좋다, 나쁘다 판단을 하다 보면은 안 좋은 감정이 쌓이다 보니깐… 나혜인 피디: 계속 파고드는 거죠? 감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을…본인에 대한 것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것이나 줄여라. 그리고 명상하는 것, 마인드풀네스…자체는 불교 철학에서 오는 내용인데요. 너무 과거에 대해서 안 좋은 것에 대해서 너무 집착하지 말고, 그런 것 때문에 미래를 불안하게도 느끼지 말고, 이 순간의 간단한 부분을 재미있고 단순한 것을 즐기고 이대로 받아들이고 느껴라. 그다음은 호흡, 깊은 호흡을 하면 사람이 릴랙스하게 될 수 있으니까, 너무 급하게 생각도 많이 하고 몸도 움직이는 게 빨리빨리 하다 보면 본인도 모르게 긴장이 많이 쌓이곤 하니깐 깊은 호흡을 자주 하고요. 주위에 본인이 느낌으로 좋게 느껴지는 거랑, 사람들이랑 커넥션을 많이 갖는 게 중요하다고 하죠. 사람들을 두려워한다면 요새는 애완동물치료. 애완동물 키우는 게 요새는 많아졌잖아요.

나혜인 피디: 여러 가지 좋은 말씀 많이 있네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너무 판단하지 말고,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를 불안해하지 말고, 현재를 집중하는 이런  마음가짐들이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 봅니다. 네 오늘 사라 박 선생님 여러 가지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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