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매듭전’…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 어떻게 진화하나? 살펴볼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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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매듭전’ Credit: SBS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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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민 주시드니한국문화원장이 9월 말까지 진행되는 ‘매듭전’은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Key Points
  • 2024년 7월 26일 – 9월 27일까지 주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개최
  • 문화원과 국립민속박물관 공동 개최… 양질의 한국 문화 소개
  • 매듭공예품과 매듭으로 장식한 핸드백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품 약 150점 소개
나혜인 프로듀서(이하 진행자): 시드니에서 열리고 있는 ‘매듭전’으로 가보겠습니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이 지난주 금요일부터 9월 말까지 국립민속박물관과 공동으로 ‘매듭전’을 개최하고 있는데요. 금요일 열린 개막식에 다녀온 박성일 프로듀서와 함께 이번 행사의 이모저모를 살펴봅니다. 박성일 프로듀서 안녕하세요?

박성일 프로듀서(이하 박성일): 안녕하세요

진행자: 시드니 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매듭전’, 양질의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재외문화원 순회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는데요, 고국의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한 매듭 유물을 전시하고 매듭의 역사, 매듭을 만드는 사람, 매듭의 쓰임 등을 함께 소개하는 자리죠?

박성일: 그렇습니다. 그동안 시드니 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전시회, 저도 많이 가봤는데요, 이번 전시회는 정말 역대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매듭 공예품과 매듭으로 장식한 핸드백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품 약 150점이 소개돼 있는데요, 여기에 더해서 문화원 한옥에는 간단한 매듭 소품 만들기 체험공간도 조성돼 있습니다.

진행자: 시드니 한국문화원과 고국의 국립민속박물관이 공동으로 연 전시회라고 하셨는데요, 많은 분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국립민속박물관을 방문하시곤 하죠. 그런데 이렇게 해외에서까지 전시회를 연다는 사실은 잘 몰랐던 것 같아요.

박성일: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관광 명소이기도 한데요, 어떻게 이번에 호주에서 전시회를 열게 됐는지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장 이건욱 박사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이건욱 전시운영과장: 국립민속박물관 1946년에 문을 연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민속박물관입니다. 민속박물관은 한국인의 과거와 현재의 생활 모습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전시뿐만 아니라 교육도 많고요. 그리고 여러 가지 행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 관람객은 1백만 명이 넘고요.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외국인들입니다. 그래서 외국인들한테 가장 인기가 많은 한국의 명소 중에 하나입니다. 서울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서 찾아오기도 쉽고요. 연중 무휴입니다.

저희가 세계 몇 개 국가에서 ‘한국실’이라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전시를 운영하고 있고요. 오늘 시드니에서 한 것처럼 각국 문화원에서 한국의 전통문화, 현대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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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장 이건욱 박사, 국립민속박물관 이주홍 학예 연구사, 윤선민 주시드니한국문화원장 Credit: SBS Korean
진행자: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 중 하나인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시회를 호주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한인 청취자 여러분께 반가운 소식이 될 텐데요. 케이팝이나 케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호주 현지들에게도 분명히 반가운 소식이 될 것 같고요

박성일: 그렇습니다. 윤선민 주시드니한국문화원장은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이 현재까지 어떻게 진화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말했는데요, 윤선민 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윤선민: 이번 행사는 한국에서 전통문화 분야 중 가장 높은 권위와 지식을 가진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 준비하게 됐습니다. 케이팝이나 케이푸드처럼 일상적으로 많이 알려진 대중문화와는 달리 한국의 전통적인 매듭에 대해서는 사실 호주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한국에서 가장 전문성을 가진 기관에서 참여를 했고, 다양한 유물과 함께 매듭의 과거 현재 앞으로의 활용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민 여러분들께서 고국의 아름다움을 만끽하실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될 것 같고, 호주인들에게는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이 현재까지 어떻게 진화됐고 활용됐는지를 알릴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윤선민 원장의 말처럼 케이팝이나 케이푸드와 달리 한국 전통 매듭의 경우 호주인에게 알려질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요. 매듭은 한국인들에게 굉장히 익숙한 단어지만, 한국문화원 전시회는 아무래도 호주 현지인도 많이 관람을 하니까 호주인들이 과연 매듭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궁금한데요.

박성일: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시회 개막식이 시작하기 전에 국립민속박물관의 이주홍 학예 연구사에게 “매듭을 호주 현지인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를 물어봤습니다. 같이 들어보시죠

이주홍: 매듭은 기본적으로 실용적인 물건입니다. 어떤 물건을 묶거나 할 때 쓰는 것이 매듭인데 그런 실용적인 목적과 더불어 이것을 좀 더 아름답게 사용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장식적인 측면을 강조한 것이 매듭이고요. 실용적인 것이 가장 기본적인데 그것을 좀 더 아름답게 사용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매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실용성이 기본이지만 장식적인 측면, 미적 요소를 강조한 것이 바로 매듭이고, 이번 전시회 역시 그런 매듭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는 건데요. 매듭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발전을 해 왔을 텐데, 한국 매듭 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박성일: 네 이주홍 학예 연구사는 한국의 전통 매듭 역시 중국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한국, 중국, 일본 모두가 각자의 방식대로 매듭을 발전시켜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주홍 학예 연구사의 설명을 계속 들어보겠습니다.

이주홍: 한국, 중국, 일본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스타일대로 매듭을 발전시켜왔거든요. 한중일이 조금 비슷하기는 한데 각자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중국은 조금 크기도 크고, 화려한 매듭 장식을 사용하고요. 벽걸이라든지 집안을 장식할 때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일본은 조금 간결한 모양, 좀 간단하고 심플한 모양의 매듭을 사용해서 물건을 묶거나 실용적인 용도로 많이 사용을 해요. 그리고 한국은 그에 비해서 조금 화려하면서도, 단아하고 소박한 게 한국 미의 특징이잖아요. 그래서 한국의 매듭은 단아하면서도 실용적인 것도 갖추고 있는 그런 장식적인 매듭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박성일: 이웃 국가들에 비해서 한국의 매듭은 단아하고 소박하면서도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설명인데요. 이주홍 학예 연구사로부터 한국 매듭의 역사적 변천 과정에 대해서도 들어보겠습니다.

이주홍: 고구려 시대부터 우리나라 매듭의 역사를 찾아볼 수가 있는데요. 귀족의 어떤 집안이나 의복을 장식하는 데 매듭이 쓰여 왔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가장 장식적인 매듭이 번성을 했는데요. 그래서 왕실이라든지 양반들의 생활 문화 속에서 매듭이 많이 사용이 됐고요. 근현대로 오면서 매듭이 기계화가 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기계를 통해서 많이 생산하면서 대중적으로 또 많이 확산이 됐죠. 1970년대 이후부터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규방공예로서 또 하나의 매듭이 인기를 끌었어요. 그래서 자수라든지, 이런 여러 규방 공예와 함께 매듭도 많이 쓰였고, 여성들이 혼수품으로 매듭을 직접 만들어서 혼수품으로 가져갈 만큼 많이 번성을 했다가 현대로 오면서 조금 응용되어서 장식적으로는 멋으로, 아이돌이 쓰기도 하고요. 현대에서도 여전히 매듭이 응용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매듭, 이주홍 학예 연구사가 이야기한 것처럼 최근에는 한국 아이돌들이 멋을 내는 소품으로도 사용하고 있는데요. 최근 들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는 호주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케이팝 스타, 케이무비, 케이 드라마에서 한국 매듭을 봤다고 하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요

박성일: 맞습니다. 최근 들어서 한국의 매듭은 케이 무비, 케이 드라마 등 정말 많은 곳의 문화적 소품으로 사용이 되고 있는데요, 최근 들어서 한국의 매듭은 어디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지? 이주홍 학예 연구사의 설명을 계속 들어보겠습니다.

이주홍: 전통적으로 악기 장식에 매듭이 많이 쓰였고요. 많이 보셨을 수도 있는데 옛날 왕실의 인장들에도 이런 매듭과 술이 장식돼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장식적인 요소가 강하다 보니까 전통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이렇게 세련되게 전통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서 매듭을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가 있고요. 그래서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착용을 한다든지 아이돌이 무대에서 착용을 한다든지 또 현대 많은 젊은 친구들도 키링 같은 것들로 매듭을 만들어서 가방에 달고 다니고 이런 식으로 매듭이 많이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한국 매듭에 대한 설명을 들어봤고요, 그렇다면 이렇게 아름다운 매듭들을 이번 전시회에서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박성일: 네, 이주홍 학예 연구사에게 이번 전시회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물어봤는데요, 같이 들어보시죠

이주홍: 이번 전시는 전통적인 매듭을 주된 소재로 삼고 있고요. 크게 콘셉트를 잡아 본다면 남성의 풍류와 멋을 느낄 수 있는 매듭 작품들이 있고, 여성과 가구 등 집안에서, 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매듭도 있습니다. 이렇게 남성과 여성으로 큰 주제를 나눠 봤고요. 남성 같은 경우는 의복에 세조대라든지 끈 같은 것들, 또 부채에 달려 있는 선추 같은 매듭을 주로 소개하고 있고요. 여성 같은 경우는 노리개가 가장 대표적인 매듭이기 때문에 노리개 장식을 많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 현대적인 응용 매듭을 응용한 현대적인 작품들도 소개를 해드리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목걸이라든지, 묵주나 염주 등 종교적인 물건들도 매듭을 통해서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박성일: 이주홍 학예 연수사로부터 이번 전시회에 대한 설명을 들어봤고요, 계속해서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부분, 어떤 것이 있는지도 들어보겠습니다.

이주홍: 제가 추천해 드리고 싶은 작품은 일단 노리개가 가장 대표적인데요. 노리개 중에서도 이제 옥나비 노리개가 있어요. 단아한 한국 매듭의 매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유물이 바로 옥나비 노리개인 것 같고요. 또 하나 추천드리고 싶은, 눈여겨보셨으면 하는 유물 중에 하나는 좀 응용 작품인데 매듭으로 묵주를 만들었어요. 크기가 일반적인 묵주와 달리 아주 큰 대형 묵주가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에서 매듭 공예가이신 이부자 선생님께서 만드신 매듭 공예품인데요, 이런 현대적인 응용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매듭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 유물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국립민속박물관의 이주홍 학예 연구사 이야기를 들어봤고요. 지난주 금요일에 개막식이 열렸는데, 개막식에 참석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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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김베티 (Arts gallery NSW, Volunteer Guide), Jackie Menzies (President of the Asian Arts Society of Australia) Credit: SBS Korean
박성일: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김베티 씨는 아트 갤러리 뉴사우스웨일스에서 발런티어 가이드를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많은 걸 배웠다고 말합니다. 베티 씨의 이야기를 같이 들어보시죠

김베티: 오늘 전시회에 와서 너무 많은 걸 배웠고요. 한국의 전통적인 매듭이 고구려시대 1,300년도부터 있었는지 오늘 와서 처음 느꼈고요. 정성 들여서 화려하게 한 작품, 여러 작품들이 여러 곳에 쓰인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저희 전통을 지키고 고유한 한국의 미래를 유지하면서 여러 가지 용도로 외국에서 앞으로 조금 더 실용적으로 많이 착용을 했으면 좋겠고요. 아이돌 가수들이 내셔널리티를 상징하기 위해서 매듭을 착용한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오늘 전시회에서 너무 많이 배웠습니다.

박성일: 계속해서 이날 개막식에 온 호주 아시아 예술 협회 재키 멘지스 대표의 반응도 살펴봤습니다. 재키 멘지스 대표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재키 멘지스 대표는 정말 아름다운 전시회라면서 매듭의 다양한 종류, 색상, 복잡성, 상징성이 정말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멘지스 대표는 안경 케이스처럼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매듭들도 볼 수 있었다면서 매듭이 적용된 곳이 정말 많고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멘지스 대표는 이제까지 몰랐던 것을 배울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정말 아름답고 환상적이라고 칭찬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시드니한국문화원과 고국의 국립민속박물관이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는 ‘매듭전’에 대한 이모저모 살펴봤습니다. 박성일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박성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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