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아시아 증오 집회 조직한 한국계 호주 작가, 쇼나 양 “아시아인에 대한 고정 관념 우리 스스로 깨야 해…”

 Korean-Australian writer Shona Yang

Korean-Australian writer Shona Yang Source: Shona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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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호주 작가 쇼나 양 씨는 ‘어머니의 된장찌개’, ‘할머니의 김치’ 등 생생한 이민자들의 실제 이야기 쓰고 싶다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려지는 것이 호주 사회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ighlights
  • 한국계 호주 작가 쇼나 양, 4월 시드니 반-아시아 인종 차별 집회 조직
  • “인종차별 관련 더 많은 리더십, 더 다양한 이야기가 공유될 필요성 있어…”
  • “자신의 권리를 위해 일어서는 한국인의 열정 보여줘야 해…”
  • 마이너리티 이야기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코지콤(Kossiecom) 운영
진행자: 코로나19로 큰 이슈가 된 것 중의 하나는 아시아 계에 대한 혐오입니다. Asian Australian Alliance는 2020년 4월 2일부터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인종차별을 받았다는 사람들의 신고를 접수해 왔는데 무려 520건이 보고됐습니다.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는 호주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비롯 다양한 국가에서도 포착되며 큰 우려가 됐는데요. 이런 가운데, 지난달 24일 시드니에서는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멈출 것을 촉구하는 첫 집회가 열렸습니다. 집회에서는 호주 정부에 대해 인종 차별 행위를 비난할 것과, 반-인종차별과 보호를 강화하고, 모든 공립, 사립 교육 기관에서 반-인종 차별 교육을 의무적으로 할 것이 촉구됐습니다. 이 집회는 대표적인 호주의 아시아계 정치인인 NSW 주 녹색당의 제니 렁 의원을 비롯 다양한 아시아계 작가, 코미디언, 디자이너 등이 참여했는데요. 한국계 작가 쇼나 양 씨가 조직했습니다. 나혜인 프로듀서가 쇼나 양  작가 연결했습니다. 

나혜인 피디: 네. 지난달 시드니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아시아계에 대한 반 인종차별 집회에서 우리 한국계 작가가 연사로 나섰습니다.  아시아계 특히 우리 한국계의 경우는 안타깝게도 타 민족과 비교해 볼 때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비교적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렇기에 이번 집회는 우리 한국계 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돋보인 자리여서 우리 한인 사회에 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쇼나 양 작가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쇼나 양 작가: 안녕하세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혜인 피디: 네. 먼저 저희 SBS 한국어 프로그램 청취자 여러분께 한국어로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쇼나 양 작가: 네. 안녕하세요? 호주에서 태어난 양윤서라고 합니다. 영어 이름은 양쇼나. 저는 지금 작가 활동을 하고 글도 쓰고, 블로그도 쓰고 그리고 코지콤(Kossiecom)이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현재 운영 중입니다.
Anti-Asian hate vigil in Sydney
Anti-Asian hate vigil in Sydney Source: Shona Yang
나혜인 피디: 지난 4월 시드니에서 진행된 반-아시아 증오 집회를 조직하셨는데요. 어떤 자리였나요?

쇼나 양 작가: 호주에서는 처음으로 진행된 집회였습니다. 이런 자리를 조직하고 연사로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신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미국에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들 특히, 한국계 미국 공동체가 아시아인들을 위해 시위하고 일어서는 것을 보고 호주에서도 이런 운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호주에서 많은 우리 공동체들이 아시안 증오라는 이슈에 대해 침묵을 지킨 가운데 뉴질랜드에서 시위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소식에 영감을 받아, 더 큰 아시안 공동체가 있는 호주에서도 집회를 열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런 행동들이 모두가 함께 모여, 우리의 지지를 보여 줄 수 있는 아주 의미 있는 자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나혜인 피디: 집회는 어땠나요?

쇼나 양 작가:  네. 감사하게도 100명가량이 집회에 나와 주셨어요. 서큘러 퀘이에서 아주 아름다운 오후를 보냈죠. 이런 이슈에 열정적인 다른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나혜인 피디: 작가님께서는 호주에서 태어나시고 자라셨는데요. 혹시 개인적으로 인종차별이나 아시안에 대한 증오를 겪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쇼나 양 작가: 네. 그런 적이 있습니다. 2가지 유형의 인종 차별을 접했는데, 첫 번째의 인종차별은 아주 노골적이고 명백한 말인데요. “너의 나라로 돌아가라”,”넌 여기 속하지 않는다.”아니면, “헬로”, “니하오” 같은 말들을 하는 거죠. 제가 경험한 아주 명백한 인종차별의 예 시에요. 그런데 제가 관심이 있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에 인종차별이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에요. 저는 제 이야기가 언론에서 시드니 동쪽이나 북쪽에 사는 파란 눈의 노란 머리를 가진 사람과 똑같이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느껴요. 이런 것은 사람들에게 더 사악한 영향을 미칩니다. 저는 비록 호주 시드니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이 조국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소유권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타당하지 않게 느껴진다는 것인데요. 그것이 바로 인종 차별의 정말 사악한 영향입니다. 저는 또한 일 자리에 지원하거나 다른 동료들과 일을 할 때도 이런 부분을 느끼는데요. 사람들은 제가 영어를 말할 수 있다는 것, 기사를 쓰고 마케팅을 하는 것에 대해 놀라워하며 아시아 사람이 영어로 글쓰기를 한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 곤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추가해야 할 부분은 모든 백인들이 나쁘지 않다는 것입니다. 모든 백인들이 다 아시아계를 증오하는 것이 아니라 그중 일부는  무지한데 이런 인종적인 무지함이 또 다른 형태의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지함은 모두가 반드시 중국 사람이나 북한 사람이라고 가정하는 것 같은 건데요. 제가 초등학교 때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어떤 코리아에서 왔냐고 물었어요. 많은 무지함이 지금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의 단순한 이야기에만 묶여져 있습니다.
나혜인 피디: 그런데 이런 인종차별 문제는 아시아계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닐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쇼나 양 작가:  네. 물론입니다. 아주 중요한 포인트에요. 왜냐면 인종차별은 세대에 걸쳐 일어나는데 특히 이 나라의 첫 공동체인 원주민들의 처우에서 그랬죠. 이 부분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인종 차별을 말할 수 없어요. 여전히 원주민들은 심각한 불이익을 받고 있고 구조적인 인종 차별에 직면한 상태에요. 이번 집회에서 저희는 원주민 원로들의 축복도 선보였는데요. 비록 상징적이긴 하겠지만 실제로는 연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혜인 피디: 아시안에 대한 증오와 관련해서 어떤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양쇼나 작가: 집회에서 저희는 정부와 호주 지도자들에게 반 아시아 정서를 비난하고 대응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호주에서 일어났을 때 연방 총리는 조지 플로이드 씨에 대한 인종 차별을 비난했고, 원주민에 대한 인종 차별, 미국 흑인들에 대한 인종 차별을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반 아시아 정서에 대해서는 같은 정서를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 지도자들은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지만 실상은 인도에서 오는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전혀 반대의 모습을 봐 왔습니다. 분명 저희는 더 많은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지역사회가 아시안 커뮤니티에 속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시작해야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성을 보여줘야 합니다. 다른 이야기들이 필요합니다. 언론과 지역사회에서 더 많은 아시아 계의 목소리가 들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혜인 피디: 그런데, 한인 커뮤니티는 아시아계 중에서도  유독 나서서 목소리를 내는 일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은데요.

쇼나 양 작가: 이 부분이 쉽지 않습니다. 왜냐면 저희는 문화적으로 조용하고, 속으로 담고 있고, 체면도 차려야 하고, 갈등을 만드는 대신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사실 저희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왜냐면 아시아인은 순종적이다는 고정관념 때문이죠. 특히 아시아 여성은 아주 조용하고 순종적이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는 것인데요. 그렇기에 ‘집으로 돌아가라’, ‘너네 나라로 돌아 가라’ 라고 할 때 이 말을 받아치지 않고, 싸우지 않아요. 하지만 한국에 대해서 더 잘 살펴보고 공부를 하면, 일제강점기의 반 식민지 운동을 보더라도, 한국인들은 아주 열정적이고 자신의 권리를 위해 일어섰죠. 그 투지가 아직 우리의 정신과 공동체에 있어요. 우리는 만약 평화를 유지하지 않는다면 모든 호주인들은 우리가 예의 바르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느끼기도 해요. 저는 이런 스스로에 대한 고정관념도 지적이 돼야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교육을 받을 수도 있고 지도자가 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우리의 권리에 대해서 말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은 아니라고요.
 Korean-Australian writer Shona Yang
Korean-Australian writer Shona Yang Source: Shona Yang
나혜인 피디: 쇼나 양 작가님의 글 속에는 문화적인 것들, 인종적인 것들, 그리고 소수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런 이슈에 특히 관심을 가지게 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세요?

쇼나 양 작가: 네. 저를 아주 많이 생각하게 하는 또 하나의 아주 좋은 질문이네요. 제가 처음 시드니 대학교에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이런 소수의 이야기에 그리 관심을 가지지 않았어요. 제가 나의  이야기는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인지, 어떤 것을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을 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제가 교육을 받고 일을 하면서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저는 주류 사회가 읽기 원하는 글들 만을 항상 써 왔어요. 많은 주류 사회가 이런 소수의 목소리를 몰아냈고요. 그것이 바로 제가 불편한 부분이었어요. 저는 저희 엄마의 된장찌개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고, 학교에 갔다 오면 할머니가 김치를 만드시는 것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어요. 한국계 호주 여성으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진짜 나에 대한…진짜 제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내가 왜 여기에 열정을 가지고 있을까 생각했더니, 제 본 모습이며, 저의 살아있는 경험이며, 제 친구들이 경험한 것들을 본 것들이고, 저희 어머니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에요. 글을 쓰는 것은 제게 표현의 방식이에요. 저는 들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고, 그 이야기들이 들려 지길 바랬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해요.  

나혜인 피디: 호주에 사는 사람들 가운데 거의 절반가량이 해외에서 태어났거나 적어도 한 부모가 해외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고려할 때, 사실 이런 다문화 이야기는 실제로 존재하는 리얼 스토리이죠.

쇼나 양 작가: 네 맞아요. 저는 제 이민자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호주에서 쉽지 않은 삶을 사셨고 많은 실수를 하셨지만 또한 많은 성취도 이루셨죠. 부모님의 분투한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제 친구들의 부모님도 비슷한 이야기를 가지고 계시죠.  그것이 바로 저희가 기념해야 할 코리안-오스트레일리안의 이민 이야기입니다.
나혜인 피디: 한국계 호주인으로 산다는 건 어떤가요? 본인을 어떻게 정의하시겠어요?

쇼나 양 작가: 감사하죠. 왜냐면 전 최근 제 정체성을 사랑하는 것을 배우는 여정을 했거든요. 코로나바이러스 이 전에 저는 여행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세계의 얼마나 많은 국가들과 공동체들이 한국을 사랑하는지, 한국의 문화와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한국의 음식을 사랑하는지 깨닫게 됐어요. 저는 한국계라는 것을 엄청나게 자랑스러워하게 됐어요. 하지만 저는 호주인이라는 것도 호주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것도 매우 자랑스러워요. 전 이렇게 특별한 한국계 호주인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 제 부모님께 감사드리죠.  왜냐면 한국인의 열정과 결단력, 창의성을 가지고 호주의 환경에서 자랐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두 문화와 공동체가 정말 아름다운 조화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호주는 아주 독립적이고, 매우 편안하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고, 한국인이라는 것은 제게 창의적이고 열정적이고 투지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을 주거든요. 그래서 양쪽의 가장 좋은 점들을 좋아합니다.

나혜인 피디: 많은 우리 아시아계  2세대들이 학교를 다니면서는 좋은 성적을 내고 성공적인데 막상 사회에 나가서는 그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직의 세계에서 아시아계들이 높은 임원직까지 올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대나무 천장, 밤부 실링이라고 하는데요. 쇼나 양 작가님께서는 이런 장애물이 실제로 호주 사회에 존재한다고 보십니까?

쇼나 양 작가: 네. 분명히 존재합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하고 많은 무의식적인 편견이 있죠. 이런 편견은 전문직 사회나 대기업에서 지도자를 선정하는 사람들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개 개인에게도 존재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전 저와 같은 얼굴을 텔레비전에서 보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꿈도 꾸지 않았죠. 그리고 제 이름 쇼나 양으로 쓴 글이 출판될 수 있으리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대나무 천장은 우리 스스로에게 존재합니다. 젊은 사람들은 ‘우리는 절대  PWC의 CEO가 될 수 없을 거야.’,  ‘우리는 대 기업 임원이 되지 못하겠지…’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건 우리가 보아온 전형적인 리더들의 얼굴이 백인 남성이기 때문이에요. 네. 대나무 천장은 분명 존재하고요. 그것은 우리가 공동체로써, 시스템으로써, 정책으로써 분명히 문제 제 기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Korean-Australian writer Shona Yang
Korean-Australian writer Shona Yang Source: Shona Yang
나혜인 피디: 끝으로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쇼나 양 작가: 저는 최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코지콤(Kozziecom)이라는 플랫폼을 시작했습니다. 호주의 한인 커뮤니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영상으로 이어주는 부드러운 채널인데요. 제 계획은 그 공간을 제가 어렸을 때는 볼 수 없었던 종류의 이야기들이 모여지는 곳으로 성장시키는  것인데요. 지금까지 많은 시간과 에너지 등을 투자해 왔습니다. 이 채널이 앞으로 12개월 간 더 잘 성장해 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나혜인 피디: 네. 한국계 호주 작가 쇼나 양 작가와 함께 했습니다. 양 작가님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가 되는데요. 건승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쇼나 양 작가: 네.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된 것을 감사드립니다. 좋은 일 많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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