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Back: 15억톤씩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한국서 해결책 찾는다

More food waste than other states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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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한국어프로그램은 '에코백(Eco Back), 다시 보는 환경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잘 몰랐던 호주와 한국의 환경 문제를 자세히 짚어보려한다. 이번 방송에선 호주와 한국의 음식물쓰레기 문제를 살펴본다.


Key Points
  • 매년 전세계서 15억톤 음식물 쓰레기 버려져…호주, 750만톤 발생
  • 음식물 쓰레기 발생 원인…전체 음식 공급망 문제
  • 음식물 쓰레기, 기후변화의 주범…매립지서 다량 메탄 발생
  • 호주 음식물 쓰레기 정책, 각 주 별로 달라…일관된 시행 어려워
  • 한국,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정책…성공 사례로 꼽혀
  • 호주에서 필요한 정책은?…"강제 정책 필요"
기후변화는 이제 다음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문제입니다. 이에 환경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데요. SBS 한국어 프로그램은 '에코백(Eco Back), 다시 보는 환경 이야기'로 우리가 잘 몰랐던 호주와 한국의 환경 문제에 대해 자세히 짚어보려 합니다.

이번 방송에선 호주와 한국의 음식물쓰레기 문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려 합니다.

매년 전세계적으로 15억톤에 달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특히 호주에서는 매년 750만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약 2500만명인 호주의 인구로 나눠본다면 1인당 연간 300㎏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셈입니다. 1인당 하루에 1㎏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죠.
Dr Rudolf Messner Credit: SBS Korean
Dr Rudolf Messner Credit: SBS Korean Credit: QUT BCS TONY PHILLIPS
퀸즐랜드공과대학교(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의 루돌프 메스너(Rudolf Messner) 교수는 SBS 한국어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호주에서 다양한 음식물 쓰레기 대책이 시행돼 왔지만 여전히 음식물 쓰레기 양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호주 음식물 쓰레기 발생 원인은?

메스너 교수는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는 원인은 음식 전체 공급망과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는 이유는 전체 공급망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농장, 제조, 물류 및 슈퍼마켓, 도매, 그리고 식당, 기타 식품을 얻는 기관과 가정에서 발생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대부분의 폐기물은 공급망의 시작 단계나 농장과 제조업에서 생겨나고, 이것이 폐기물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며 "나머지 절반은 가정에서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생산량에 따라 달라지고, 가정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소비하는 양에 따라 달라지는 등 음식물 쓰레기는 전체 공급망과 관련이 깊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또 잉여 음식 역시 음식물 쓰레기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습니다.

메스너 교수는 "음식물 쓰레기는 당연히 잉여음식물 쓰레기의 양과 관련이 있는 것"라며 "잉여 음식은 우리가 너무 많이 생산하고 너무 많이 유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우리는 너무 많이 먹고, 결국 너무 많이 버린다"며 "음식물 쓰레기가 전혀 나오지 않게 하려면 음식물을 생산하는 방식과 소비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후변화의 주범, 음식물 쓰레기

그렇다면 음식물 쓰레기는 왜 문제일까요?

우선 음식물 쓰레기는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음식물 쓰레기 매립지에서는 다량의 메탄이 발생하는데, 메탄은 강력한 온실 가스 중 하나입니다. 특히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최대 85배나 강력한 온실효과를 보이고 있어 기후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스너 교수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떤 국가의 일관된 기후 전략이든 음식물 쓰레기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메스너 교수

이어 "음식물을 낭비해서는 안 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며 "음식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고, 자원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 돈도 많이 들어가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데에는 많은 재정적, 경제적 이득과 손실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각 주 별로 상이한 호주의 음식물 쓰레기 정책

호주는 2030년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절반으로 감축하겠다는 지속 가능한 목표를 약속했습니다. 즉 현재 750만톤에 달하는 연간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360만톤으로 감축하겠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를 위해 호주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다만 호주는 연방 정부와 각 주 및 테러토리, 지방 의회별로 정책이 상이합니다.

메스너 교수는 "남호주에서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훨씬 일찍 도입하고 유기물이 매립되지 않도록 노력했고, 매립지에 쓰레기를 버리려면 수수료를 내야 했다"며 "퀸즐랜드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매립지에 쓰레기를 버리는 데 수수료를 받지 않아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이 더 저렴했기 때문에 호주 전역에서 폐기물이 몰려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 사이에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매립지 수거 조치와 같은 것조차 호주 전역이 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메스너 교수는 쓰레기 매립 방법 뿐만 아니라 분리수거 방식 역시 각 주와 테리토리마다 다른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메스너 교수는 "빅토리아주, 뉴사우스웨일즈주에서는 일찍부터 녹색 쓰레기통이나 심지어는 음식물 유기물 처리 방법을 제공하는 각 지방 단체가 있다"며 "퀸즐랜드에서는 아직 낯선 정책이며, 실험 중인 곳은 몇 군데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호주 전역에 걸쳐 다양한 정책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국을 관장하는 하나의 일관된 정책이 있는 국가보다 시행이 훨씬 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성공적인 음식물 쓰레기 정책…'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한국은 더 많이 버릴수록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정책을 통해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국가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음식물 쓰레기를 발생시키는 개인에게 책임을 물은 방법을 택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방법도 택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동물과 곤충의 사료로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일부는 퇴비로 만들어져 농경지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man using leftover organic food for compost avoiding waste and recycling
Source: Moment RF / Erlon Silva - TRI Digital/Getty Images
메스너 교수는 "국가적인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이는 엄청난 정책적 변화"라며 "모든 국민이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종량제 봉투에 담아 수수료를 지불하도록 하려면 막대한 투자와 인프라가 필요하고, 가정 수준까지 내려가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기본적으로 봉투와 종량제 봉투를 구입하는데 드는 수수료가 전체 인프라를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공공 자금이 필요한데, 이 모든 것이 한국에서 많은 결단으로 이뤄졌다"며 "이것이 한국의 재활용 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호주에서 필요한 음식물 쓰레기 정책은?

메스너 교수는 호주에서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심각한 도전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산업계, 정책 당국에서 강력한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변화가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메스너 교수는 "음식물 쓰레기가 정말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몇 가지 일을 선택하고 제대로 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강제적인 정책이 필요할 것, 자발적인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메스너 교수

아울러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사람들을 설득하기에는 문제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이 이 특정 문제에 대해 실제로 행동하기 시작하려면 조금 더 강력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메스너 교수는 한국의 성공 사례도 호주에서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 측면에서 한국은 호주가 연구할 만한 사례"라며 "특히 호주는 자원 회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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