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런던 위그모어 홀 한국인 최초 우승 "에스메 콰르텟" 호주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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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me Quartet MVA Season 2024 Photo courtesy of Tongyeong International Music Foun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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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권위의 런던 위그모어 홀 현악 4중주 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한 에스메 콰르텟이 시드니 멜버른 등 8개 도시에서 호주 데뷔 순회연주를 펼친다.


Key Points
  • 2018런던 위그모어 홀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한 에스메 콰르텟 호주 데뷔
  • 시드니 멜버른 등 호주 8개 주요 도시 · 16일간 대장정의 호주 데뷔 순회연주
  • 멘델스존·드뷔시·호주 현대 작곡가Frerer의 Spiral Sequences 등 신선한 구성
  • "현시대 음악가 특히 아시안 여성 작곡가들의 곡 발굴해 좋은 무대에 올리고파"
세계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정상의 현악 4중주 '에스메 콰르텟(Esmé Quartet)'이 호주 데뷔 무대를 갖습니다. 에스메 콰르텟은 2018년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런던 위그모어 홀 국제 현악 4중주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4월 29일부터 5월 14일까지 시드니 멜버른을 포함 호주의 주요 8개 도시를 순회하는 대장정의 호주 데뷔 무대를 앞둔 에스메 콰르텟을 만나봅니다.

유화정 프로듀서(이하 진행자): 에스메 콰르텟의 리더 바이올리니스트 배원희 씨 전화 연결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바이올리니스트 배원희(이하 배원희): 안녕하세요.

진행자: 에스메 콰르텟의 호주 데뷔 무대 먼저 큰 축하드립니다.

배원희: 감사합니다.

진행자: 멤버들을 대표해 소감을 좀 주신다면요?

배원희: 저희가 처음으로 호주에서 8개 도시에서 연주 순회공연을 하게 되었는데요. 아 너무 여기 지금 첫 도시로 퍼스(Perth)라는 곳에 와 있는데 주변 자연경관들이 벌써 너무 아름답고 이렇게 좋은 곳에서 연주를 하게 돼서 너무 설레고요. 또 항상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관객들을 만난다는 것에 저희는 정말 큰 기쁨을 갖고 연주를 하기 때문에 너무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에스메 콰르텟은 2018년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런던 위그모어홀 국제 현악 4중주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 이 타이틀 하나만으로도 그 명성을 가늠할 수 있는데요. 팀의 성격, 에스메만의 매력이라면 어떤 것일까요?

배원희: 저희가 일단 같이 모여서 연습을 하다 보면 정말 끊임없이 계속 몰두해서 집중해서 연습을 하고 연구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좀 더 맛깔스럽게 연주를 할 수 있을까, 듣는 관객들이 보통 이제 현악사중주 하면 좀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좀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분들에게도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저희들만의 색깔을 만들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고 그런 거를 또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너무 감사하고 그런 마음이에요.

진행자: 에스메 콰르텟은 2016년 독일에서 결성이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팀이 이루어졌나요?

배원희: 저희가 원래 쾰른 음대에서 실내악 수업을 들으면서 먼저 시작을 했었고요. 그런데 같이 했던 그때 예은이랑 지금 첼리스트 예은이랑, 비올리스트 김지원 씨랑 같이 연주를 했을 때 제가 너무 이 친구들의 그런 실내악에 대한 열정이 너무 멋진 거예요. 그래서 근처의 이제 파리에서 살고 있었던 유나, 지금 2nd 바이올린을 하고 있는 유나랑 같이 이제 우리들끼리 한번 한국 사람들끼리 콰르텟을 만들어보면 너무 좋겠다 해서 제가 열심히 꼬셨어요. (웃음) 같이 해보자고.

진행자: 그런데 이름 들으니까 다 여성분인데요. 이 팀 이름 자체가 프랑스어더라고요. '사랑스러운' Esmé.

배원희: '사랑받는'이라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할 것 같고요. To Be Loved 그래서 많은 사람 많은 분들에게 저희 음악이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의 마음에서 이 이름을 짓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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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메 콰르텟. 왼쪽부터 배원희(리더, 1st 바이올린), Dimitri Murrath(비올라), 허예은(첼로), 하유나(2nd 바이올린)
진행자: 네~ 그런데 기존의 원년 멤버 네 명의 여성 연주자의 호흡에서 최근에 새로 비올리스트 청일점을 영입하셨어요. 혼성 팀의 호흡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가요?

배원희: 어 다른 매력이 있다고 할 수가 있겠죠? 이제 새로 영입된 비올리스트 디미트리는 정말 그 제너레이션에서 정말 제일 뛰어난 비올리스트 중에 한 명이라고 제가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너무 훌륭한 비올리스트고 그래서 거기에서 오는 그냥 저희들만의 색깔만을 고집했던 것에서 좀 새로운 관점, 좀 더 저희가 생각하지 못했던 그런 점을 이렇게 그런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어서 또 그러면서도 또 저희들이랑 호흡이 처음 리허설 했을 때도 너무 잘 맞아서 이거는 남자 여자 상관없이 음악으로 이렇게 저희 음악이 좀 더 발전할 수 있고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면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같이 하기로 이제 결정을 했었죠.

진행자: 그런데 연주 여행 다니시기에는 조금 불편하시겠어요? 각방을 써야 하는 (웃음)

배원희: 네 ( 웃음) 그런데 이제 예전에는 둘둘씩 방을 써야 좀 비용을 세이브하고 했었는데 요즘은 연주 투어 쪽에서 이제 각방을 잘해줘 가지고 그런 불편함은 그래도 없어진 것 같아요.

진행자: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이 아주 뛰어난 실력의 솔로이스트이기에 음악 해석에 있어서도 자기주장이 아주 팽팽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가령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결하세요?

배원희: 일단 한 명이 이렇게 하고 싶다,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이 이렇게 하고 싶다 하면 저희가 또 다행히 이런 투어를 할 때 한 번만 연주를 하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한 번은 이렇게 해보고 또 다른 한 번은 저렇게도 해보자 그러면서 더 이렇게 그 나름의 매력을 계속 찾아가고 우리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데 그런 도움이 되는 그런 작업이 되는 것 같아요.

진행자: 이번 공연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호주 전역 8개 주요 도시를 도는 16일간의 대장정의 투어입니다. 특히 에스메의 호주 데뷔 무대인 만큼 곡 선정부터 여러 고민이 많았을 텐데요. 앞서 기대가 많다고 하셨는데, 호주 데뷔 무대를 앞두고 호주 한인 동포들도 굉장히 고조돼 있습니다. 한국팀을 맞이한다는데. 어떻습니까?

배원희: 일단 저희가 곡선정에서 굉장히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이제 저희들의 굉장히 젊은 에너지 이런 것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그런 곡들이 뭐가 있을까, 데뷔 무대인 만큼 뭔가 신선하고 에너지 넘치는 그런 곡들을 좀 찾아보고 싶어서 저희가 연주하는 모든 작곡가들이 굉장히 젊었을 때 작곡한 작품들을 선정을 했어요. 그래서 그런 곡들을 연주를 하면서 또 저희들만의 젊은 신선한 영감을 불어넣은 그런 공연을 여기 호주에 계신, 또 많은 한국 동포들과 함께 할 수 있으면 더욱더 좋겠죠.
진행자: 주요 곡들이 어떤 곡들인지 몇 곡만 대표적인 곡들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배원희: 일단 멘델스존 현악 4 중주곡 2번 Op. 13번의 작품을 할 예정이고요. 멘델스존이 일단 이게 저희가 얼마 전에 애플 클래시컬이라는 어플 론칭이 됐을 때 이 곡을 저희가 녹음을 해서 이제 얼마 전에 릴리즈가 됐어요. 그래서 저희가 최근에 녹음을 했었던 만큼 굉장히 많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어낸 그런 곡이라서 그런 따끈따끈한 곡을 나눌 수 있게 돼서 너무 기대가 되고요.

또 드뷔시의 작품도 준비를 했어요. 드뷔시 현악 사중주곡 그가 쓴 유일한 현악 사중주곡인데 훗날 이제 라벨도 많은 영감을 여기서 얻었고, 이 곡이 저희가 사실 맨 처음에 에스메가 결성됐을 때 처음으로 연주했던 곡이에요. 그래서 이제 9년 차가 되어가는데 저희가 처음에 했었을 때와 이제 또 9년차가 되어서 연주하는 좀 더, 좀 더 성숙해진 그런 색깔을 담아서 연주를 한다는 데 저희는 너무 큰 의미를 두고 있고요. 그리고 또 호주 작곡가의 현대곡도 연주를 하게 됐죠.

진행자: 네 그렇다면서요. 호주 작곡가의 어떤 곡인가요?

배원희: 스파이럴 시퀀스(Spiral Sequences)라는 곡이고요. 잭 프레러(Jack Frerer)라는 분이 작곡한 곡인데요. 현대 음악 하면 보통 좀 어렵다고 생각할 수가 있는데 이곡은 굉장히 이렇게 리듬감이라든지 아니면 굉장히 좀 입체적으로 재미있게 꾸며진 그런 곡이에요. 그래서 듣기에 전혀 어렵지 않게 들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진행자: 대중에게 잘 어필되는 곡이군요. 호주의 첫 데뷔 무대에서 호주 작곡가의 곡을 연주한다는 것 굉장히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작곡가가 꿈꾸는 최고의 편성이 현악 4중주"라는 얘기가 있어요. 왜 이런 말이 있을까요?

배원희: 현악 4중주로는 표현하지 못할 것들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정말 저희가 다 레인지가 굉장히 넓어지게 되고 또 첼로는 첼로 나름의 저음을 담당하고 2nd 바이올린과 비올라는 그 중간 음역대에서 그걸 채워주고 1st 바이올린은 이제 멜로디를 주로 맡고 있죠. 그래서 이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이제 현악 4중주에 와인을 비교를 한다면 와인 보틀 와인 병의 레이블이 1st 바이올린이고, 그다음에 첼로가 그 병이고, 그리고 2nd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그 와인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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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me Quartet
진행자: 아 누가 비유도 잘했네요!

배원희: 네 레이블이 되어야 하는 1st 바이올린을 맡고 있는 저는 이제 조금이라도 저희 레이블이 좀 더 이렇게 블링블링하고 좋게 보일 수 있게 멋지게 잘 연주를 해야겠고 또 그 나름의 역할이 정말 딱 나뉘어져 있어요. 그래서 현악 4중주를 듣고 있으면 굉장히 각자의 역할이 다 따로 있으면서 그게 같이 모여졌을 때 하나로서의 완성체가 하나의 작품이 되는 그런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고요. 또 현악 4중주로 곡들이 너무너무 다양하게 많이 있어서 말씀하셨다시피 모든 작곡가들이 정말 꿈꾸는 최고의 편성인 만큼 모든 작곡가들이 굉장히 욕심을 가지고 좋은 작품을 쓰려고 노력을 했고요. 그래서 그 아름다운 그런 현악 4중주를 많이 들어볼 수 있는 기회들이 좀 더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진행자: 보통 악기는 사사한다고 표현을 하는데요. 실내악의 경우는 어떤가요? 에스메 콰르텟의 음악의 방향성을 잡아주고 또 이렇게 성장하도록 이끌어주는 멘토들이 계신가요?

배원희: 네 그럼요. 현악 4중주는 이제 각자 악기를 잘 연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이 연주를 했을 때 어떤 소리가 나는지를 들어줄 수 있는 제5의 귀가 있는 것도 굉장히 도움이 돼요. 그래서 저희가 제일 처음으로 사사했던 분이 이제 하이메 뮐러(Heime Müller) 선생님이라고 독일 Lübeck음대 교수님이신데 전 아르테미스 콰르텟(Artemis Quartet)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활약하셨던 분이세요. 그분께 정말 많은 기초를 단단하게 하는 작업을 했었고요. 그 후에는 이제 정말 유명한 거장 피아니스트이신 알프레드 브렌델(Alfred Brendel) 선생님과 많은 작업을 했어요. 브렌델 선생님이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해석으로 정말 정평이 나 있는데요. 이제 현악 4중주 곡에는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곡들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래서 그런 곡들을 정말 집중적으로 알프레드 브렌델 선생님과 많이 배울 수 있어서 큰 영감을 얻었었던 것 같아요.

진행자: 앞서도 말씀하셨는데 에스메 콰르텟이 결성된 지 올해로 9년이 됐다고요. 내년이면 10년입니다. 연륜이 쌓이는 만큼 책임감도 같이 커지리라 보는데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현악 4중주 앙상블로서 앞으로 그리고 싶은 큰 그림이라면 어떤 것일까요?

배원희: 저희가 너무너무 기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이제 요즘 현악 4중주 콩쿠르 무대를 보면 한국인들이 결성한 그런 팀들이 굉장히 많이 보이고 있어요. 그래서 조금이나마 저희가 그래도 활약을 한 후에 그거를 보고 좀 영감을 얻은 그런 젊은 연주자분들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좀 뿌듯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그렇지만 이제 현악 4중주가 그래도 이제 솔리스트들만큼 많은 각광을 받고 있지는 않은 현실이기도 하고 그리고 아무래도 넷이서 연주를 하다 보니까 여기저기 여행할 수 있는 그런 무대가 솔리스트들보다는 한계가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희가 그래도 세계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줌으로써 이제 저희들을 이어서 또 나오고 있는 현악 4중주들이 갈 수 있는 길을 조금이나마 잘 밝혀서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하고 있고요. 또 만약 기회가 된다면 이제 후학 양성에도 좀 더 힘쓰고 싶고.
주목받기 어려운 상대적으로 그동안은 좀 덜한 편이었던 여성 작곡가들의 곡들을 잘 발굴을 해서 좋은 공연에서 연주를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스메 콰르텟 리더 배원희
또 저희는 계속해서 저희 아이덴티티를 잘 활용해서 아시안 동양 여성 작곡가들의 곡들을 잘 발굴을 해서 그 공연을 할 때, 물론 베토벤과 슈베르트 같은 정말 훌륭한 작품들을 저희만의 색깔로 연주하는 것도 너무 중요하지만, 또 현대를 살아가는 그런 살아있는 그런 음악가로서 또 다른 살아있는 작곡가들의 특히 좀 주목받기 어려운 상대적으로 그동안은 좀 덜한 편이었던 여성 작곡가들의 곡들을 잘 발굴을 해서 좋은 공연에서 연주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램을 가지고 그런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 욕심도 많으시고요. (웃음) 앞으로 그 큰 밑그림이 잘 채색돼 가기를 바라겠습니다. 이번 호주 데뷔 무대도 성황 이루시라 기대합니다. 오늘 좋은 시간 함께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배원희: 감사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에스메 콰르텟의 호주 공연을 앞두고 리더 배원희 바이올리니스트 함께했습니다. 진행에 유화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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