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금리 인상 후폭풍, 호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각국 현황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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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 정책을 고수해 온 호주와 같이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금리 인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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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차례 연속 기준 금리를 인상한 호주중앙은행의 필립 로우 총재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서는 앞으로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다른 선진국 상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일부 국가들은 이와는 다른 정책을 펴고 있다. 전 세계 금리 인상 동향을 살펴본다.


Key Points
  • 필립 로우 호주 중앙은행 총재, 인플레이션 억제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
  • 여타 선진국, 비슷한 요인에 영향 받아 전 세계 중앙은행들 같은 추세 보여
  • 일부 국가, 인플레이션 인상 정책 반대
박성일 PD (이하 진행자): 경제학자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상품 가격 급등의 영향 등으로 대부분의 선진국 경제가 유사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꾸준히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 정책을 고수해 온 호주와 같이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금리 인상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반면에 일부 국가들은 이와는 다른 정책을 따르고 있습니다.

오늘 경제브리핑에서는 호주를 비롯한 전 세계의 다른 국가들은 금리 정책을 비교해 봅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연결돼 있습니다.

호주 중앙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2월 들어 9차 금리 인상을 발표하면서 기준금리 3.35%를 기록 중입니다. 앞으로도 금리 인상 정책을 이어간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호주의 주택담보대출 보유자들의 시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호주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상승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필립 로우 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달 초 9회 연속 금리 인상을 발표한 이후 금리 인상이 국민들의 가계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지난 수요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필립 로우 총재는 국민들의 힘겨운 상황에 대해 들어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우 총재는 "사람들의 편지을 읽고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그들의 이야기들을 듣는다"면서 "개인적으로 불안감을 줄 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로우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여기에 적응하지 않는다면 "더 높은 금리와 더 많은 실업률”을 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인플레이션은 물가의 지속적인 상승을 의미합니다. 인플레이션이 증가함에 따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가계 사정이 더 어려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은 중앙은행이 당장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이라는 주장인데요, 사실상 금리 인상에 직면한 나라는 호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경제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상품 가격 급등의 영향이 선진국 경제 전반에 유사한 충격을 강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홍 PD: 네. 시드니대 경제대학원 마리아노 쿨리쉬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에 세계 경제가 집단적 '충격'을 느꼈다고 분석했습니다.

쿨리쉬 교수는 SBS 뉴스에서 "이 충격은 경제의 여러 부문에 매우 다르게 영향을 미쳤으며 많은 부문의 수요를 변화시켰다"며 "이러한 수요 변화에 따라 상대적인 가격 변동이 발생했고 그래서 일부 가격은 하락하고, 일부는 매우 높게 올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쿨리쉬 교수는 또 호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의 정책 입안자들이 다양한 경기 부양책으로 "사활을 걸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AMP의 다이애나 무시나 수석 경제학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활동 약세 이후 경제 성장이 급반등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경제 급반등 추세는 비단 호주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선진국 경제 대부분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했다"라고 SBS 뉴스에 말했습니다.

쿨리쉬 교수는 결국 인플레이션은 세계 일부 지역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와 계약 공급망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은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과 상품 가격의 급등으로 더 자극을 받으며 그 충격의 여파 속에서 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 억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방법 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호주중앙은행이 대응하고 있는 방식이 바로 그것이죠?

홍 PD: 호주중앙은행(RBA)은 공식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3%대로 정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사람들의 소비를 줄이고자 노력 중입니다. 호주의 인플레이션 수치는 지난 12월까지 7.8%로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호주중앙은행의 주요 인플레이션 억제 조치는 공식 현금 금리를 올리는 것으로 이는 주요 은행들이 금리를 정하는 방식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달 초 올해 들어 처음으로 또다시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 발표하면서 현재 기준 금리는 3.35%를 기록 중입니다. 이는 지난 5월 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 9번째 인상이며 2012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필립 로우 중앙은행 총재는 7.8%의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며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호주인들이 최근 수십 년간 높은 인플레이션의 위험성을 잊고 살아왔다고 말하며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저축을 잠식하는 것인지에 대해 정말 잊고 살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켰는지, 가난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었는지 지난 30년간 인플레이션을 모르고 살아왔기 때문에 우리는 그 사실을 잊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호주의 인플레이션은 1970년대 초반에 증가하기 시작했고 거의 10년간 8%대 이상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다 1990년에서 1992년 경기 침체가 시작될 때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들이 호주와 같이 금리 인상 정책에 따르고 있는 상황인데요, 다른 나라들의 금리 정책은 어떤가요?

홍 PD: 무사나 연구원은 전 세계 경제가 비슷한 요인의 영향을 받아 각 선진국들의 중앙은행들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추세지만 반드시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이달 들어 지난 해 3월 이후 8번째 인상을 발표하며 기준금리를 4.5%에서 4.75%로 0.25%포인트 인상하고,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지속적인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인플레이션의 속도가 다소 잦아들었다는 것도 인정했습니다.

쿨리쉬 교수는 "미국을 보면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인하 속도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원하는 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이지만 반환점을 돈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여기 호주에서는 아직 그렇지 않다. 미국은 호주보다 더 많이 그리고 빠르게 긴축 정책을 펼쳤다"고 쿨리쉬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또 유럽의 경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욱 근접한 관계가 있고 러시아산 가스와 석유의 시장 의존도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 달 들어 대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려 2008년 말 이후 최고치인 3%로 인상한 데 이어 다음 달에도 금리 인상을 단행하겠다고 공개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영국 은행도 공식 은행 금리를 10번째 연속으로 0.5% 포인트 인상하고 4%를 기록했으며 이는 14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최신 전망에서 영국 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최고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 침체는 이전에 예측했던 것보다 덜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대부분이 나라들이 취하고 있는 금리 인상정책과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는 곳은 어떤 나라들인가요?

홍 PD: 전세계의 인플레이션 여파로 대부분 국가가 금리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튀르키예와 함께 금리를 내리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나름의 속사정이 있는데요, 중국의 경우에 일부 지역을 봉쇄하는 엄격한 코로나 제로 정책으로 인해 상대적인 수요 반등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높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덜 받았기 때문에 중국의 인플레이션율은 연간 기준으로 2% 이하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AMP의 무시나 연구원은 "중국의 중앙은행은 적극적으로 금리를 인하하지는 않지만 지난 12개월 동안 경기 부양을 위해 몇 차례 금리를 인하했다. 그리고 더 많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쿨리쉬 교수는 단일 지표를 바탕으로 중국의 통화정책을 전망하는 것은 경계했습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경우 인플레이션율이 100%에 약간 못 미칠 정도로 살인적인 물가 상승을 보이고 있는 나라인데요 이에 따라 지난달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이사회는 통화정책금리를 75%로 동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100%에 가까운 금리라니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물가입니다. 그렇다면 호주 중앙은행의 차후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홍 PD: 호주 중앙은행 총재는 3.35%의 기준 금리가 최고점에 도달했다고 볼 수는 없으며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추가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어디까지 가야 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인플레이션 자료, 소비의 회복력, 세계 경제의 힘, 그리고 물가와 임금의 변화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AMP 무시나 수석연구원은 호주의 금리가 세계적인 수준 가까이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예상컨대 세계적인 수준까지 도달하지는 않을 것이다. 호주의 기준 금리는 세계 금리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수준까지 자리잡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드니대 쿨리쉬 교수는 앞으로 수년 이내에 완만한 성장, 완만한 인플레이션, 완만한 실질 임금 및 생산성 증가라는 코로나 이전 추세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추세에 대해 전반적인 동향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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