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브리핑] 호주, 여성 임원 비율 증가… 29.6%로 세계 11위

Gender equality

Source: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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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뉴질랜드가 지난 3년간 기업 내 여성 임원 수가 대폭 늘었습니다. 일터의 다양성이 기업 수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박성일 PD(이하 사회자): 매주 목요일 여러분과 함께 하는 주간 경제 브리핑 시간입니다. 계속해서 강혜리 리포터와 함께 호주 생활 경제 쉽고 재미있게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강혜리 리포터, 안녕하세요?

강혜리 리포터(이하 리포터):  안녕하세요, SBS 애청자 여러분,  매주 여러분의 생활에 밀접한 경제 뉴스를 가져오는 강혜리 입니다.

사회자: 오늘은 어떤 소식 가지고 오셨나요?

리포터: 오늘 소식은 호주의 여성 리더십에 대한 뉴스입니다. 박성일 피디님은 기억에 남는 호주 여성 리더가 있으신가요?

사회자: 여성 리더십이라… 대표적인 여성 리더라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있을 것 같고요. 퀸슬랜드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마침 얼마 전에 Queen’s Birthday 로 공휴일 보내셨을 것 같네요. 또 호주 최초의 여성 연방 총리인 줄리아 길라드도 있고요.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이자 행콕의 경영자인 지나 라인하르트도 떠오르네요.

리포터: 네, 세계 56개국 3000개의 회사를 대상으로 양성평등에 대해 조사하는 리포트죠. 크레디트 스위스 리서치 인스티튜트의 CS Gender 3000 리포트가 지난주에 발표됐는데요. 호주와 뉴질랜드의 지난 3년간 기업 내 여성 임원 수가 대폭 늘었습니다.

사회자: 뉴질랜드는 자신다 아덴 총리가 모범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죠. 저도 딸을 가진 아빠라 반가운 뉴스인데요. 그러면 호주, 뉴질랜드의 남녀 임원 비율이 1대1에 가까워진 건가요?

리포터: 안타깝게도 거기에는 아직 많이 못 미치는 수준이네요. 2015년 19.5%에서 매년 꾸준히 상승해 29.6%에 이르렀습니다. 전체 11위를 차지했고요.  

사회자: 호주도 성 평등이 많이 진전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11위에 그쳤군요. 그럼 1위 국가가 궁금한데요, 역시 유럽 국가겠죠? 노르웨이 아니면… 스웨덴?

리포터: 반은 맞추셨습니다. 1위는, 44.4%의 프랑스입니다. 의외로 노르웨이는 40.9%로 2위를 차지했고요. 3위부터는 30% 대로 떨어지는데요. 벨기에, 스웨덴, 이태리, 핀란드, 독일, 캐나다, 그리고 영국이 간신히 30.3%를 넘기며 9위를 차지했고요. 10위가 약간 의외입니다.

사회자: 어디일까요?

리포터: 힌트는 아시아 국가라는 건데요.

사회자:한국일까요? 아니면 일본? 중국일까요?

리포터: 바로 베트남입니다. 호주보다 0.1% 앞선 29.7%의 이사진이 여성이라고 하네요.

사회자: 심지어 도표를 보면 이게 떨어진 수치입니다. 2015년에는 34.4%로 올해 기준으로는 핀란드를 제치고 6위를 차지할 수도 있었네요.

리포터: 네. 이렇게 베트남이 아시아의 명예를 지켜주었네요.

사회자: 호주의 반응은 어떤가요?

리포터: 일단 발전하는 모습에는 긍정적이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입니다.

사회자: 하긴 1위가 44.4%인데 호주는 아직 30%가 안되니까요. 한편 9월 ASX200 Senior Executive Census 2019 조사에서는 호주 상장 기업 상위 200개 그룹의 최고 경영자 중 단 12명만이 여성이라는 결과가 나왔죠.

리포터: 네, 작년보다 오히려 2명 줄어든 수치라 더욱 아쉽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상위 회사 200개 중 17개 회사의 이사진에는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입니다.

사회자: 그 큰 회사들에 단 한 명도요? 이유가 뭘까요? 전통적으로 여성이 하기 힘들다고 생각됐던 업계이기 때문일까요? 광산업 같은?

리포터: 네, 대부분이 광산업 회사이긴 합니다만, 애프터 패이 터치(After Pay Touch) 같이 의외로 젊은 기업, 금융, 부동산, 미디어 업계도 포함돼 있습니다.

사회자: 세계적으로도 부동산과 IT는 여성 임원이 적긴 한데요. 그래도 그 큰 회사들에 정말 단 한 명도 이사진에 포함될 만한 여성 직원이 없었을까요? 리스트 중에 이볼루션 마이닝(Evolution Mining) 같은 회사들은 금광만 5개가 있는데요.

리포터: CEW와 내셔널 타일즈의 대표인 수 모펫 씨는 절대 아닐 것이라고 말합니다. 리더십 팀의 반이 여성인 다국적 자원회사 BHP의 예를 들었는데요. 모펫 씨는 이상적인 남녀 비율은 각각 40% 이지만 상황에 따라 20%의 유동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회자: 말씀하신 크레디트 스위스 리서치 인스티튜트 결과에서도 CEO 수준으로 가면 전 세계 3000개 회사의 여성 CEO는 단 5%, 여성 CFO는 단 15%라고 나왔었죠. 분명히 이 세상에는 남자와 여자가 반반 존재하는데, 그중 가장 능력 있는 사람들도 반반 존재하는 게 확률적으로는 맞지 않을까요?

리포터: 그러면 확률적으로는 여성 중 CEO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사람 45%가 어딘가에서 재능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겠죠? 실제로 2017년 OECD, 일본, 미국의 대졸자 비율은 여성이 남성을 앞지르고 있는데요. 학교 성적만 봐도 남녀 비율이 이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잖아요.

사회자: 이런 재능 낭비를 전 세계적, 국가적으로 최소화해야 할 텐데요. 그렇다면 남녀 임원진을 고루 등용한 기업들의 실적은 어떤가요?

리포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 관리직 비율이 높은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를 비교하면, 다양성이 높은 회사가 올해까지 9년간 주가 대비 초과 실적 약 3.7%, 현금 흐름 수익이 2.04% 높았고 실적도 안정적이었다고 합니다.  

사회자: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매켄지도 작년 Why Diversity Matters라는 10년간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경영진의 성 다양성 수준이 상위 25%인 기업들은 하위 25%인 기업보다 영업 이익이 평균 21% 높았다고 합니다.

리포터:  모건스탠리인터내셔녈도 기업 이사회에 여성을 보유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재무성과가 높다고 분석한 바 있죠?

사회자: 능력 있는 여성을 가로막는 유리천장, 여러 가지 면에서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성 노동자 스스로도 가족과 커리어 간 조율하는 과정에서 커리어를 늦추거나 포기하게 되는 일이 있을 것 같아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돌봄 노동은 동서양 모두 아직 많은 부분 여성이 맡고 있는데요. CS3000 리포트도 여성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남녀 간 임금 격차, 노동 시간, 양육 비용 등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특히 여기에는 정부와 법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사회자: 남녀 임금 격차 문제는 많이 들어봤지만 여기 더 충격적인 그래프가 있네요. 비 출산 여성, 남성 그룹과 비교해서 출산 여성의 평균 임금을 비교한 그래프인데요. 첫째 출생과 동시에 엄마 임금은 절벽으로 떨어져서 10년이 지난 후에도 출산 전 수준을 넘지 못하네요. 나머지 두 그룹은 계속 상승하는데요.

리포터: 이게 덴마크 연구 결과인데요. 여성 임원 비율 14위, 28.1%를 차지하는 나라니 그 이하 나라들은 더욱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자: 그러고 보니 한국도 이 조사에 포함됐겠죠? 한국은 몇 위인가요?

리포터: 39위입니다. 여성 임원 비율은 3.1% 고요. 39개 나라에서 조사한 임원 비율 중 39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38위인 파키스탄과도 2% 이상 차이가 납니다.

사회자: 높지 않은 순위일 것이란 것은 예상했지만… 최하위였군요.

리포터: 네,  리포트를 더 살펴보면, 가족 복지 공공 지출과 출산율의 상관관계 그래프가 있는데요. 한국이 적은 공공 지출과 낮은 출산율로 다른 나라들의 평균에서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회자: 전체적으로 가족 복지 공공 지출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높아지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요. 그래프상 한국의 대척점에는 스웨덴이 있습니다. 여성 임원 참여율 세계 4위인데 출산율도 높군요. 일도 하고 가정도 돌보는 스웨덴 여성들의 비밀은 뭘까요?

리포터: 스웨덴은 1930년에 이미 가족 복지법의 기초를 닦기 시작해서 1970년부터 적극적인 가족 복지를 펼쳤는데요. 이미 몇 십 년간 GDP의 3%를 가정 복지에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자: 가정 복지 정책에는 출산 휴가, 양육비 지원, 공공 교육, 탄력 근무제 등이 있죠? 스웨덴은 여성 고용률도 세계 최고 수준이고, 어린아이가 있는 어머니의 고용률도 조사국 중 최고네요. 그만큼 아이를 키우면서 일하기가 좋은 환경이라는 거 같습니다.

리포터: 스웨덴을 모델로 한 프랑스도 유럽권 최고 출산율을 보이는데요. 1940년대 초반부터 가족법 실시로 여성이 아이를 가지는데 따른 경력상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자: 프랑스 역시 여성 임원 참여율 세계 1위를 기록했죠. 여성 고용 환경 개선과 출산율은 부정할 수 없는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리포터: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 정부가 참고하면 좋을 것 같네요.

사회자: 오늘은 일터의 다양성이 기업 수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크레딧 스위스 리서치  인스티튜트가 발표한  CS 젠더 3000 보고서 내용 살펴봤습니다. 강혜리 리포터, 수고하셨습니다.

리포터: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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