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챗: 떠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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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주류 가게의 아메리칸드림’, ‘나의 집은 어디인가’, ‘Who Do You Think You Are’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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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SBS On Demand에서 무료로 접할 수 있는 영화들을 소개하는 씨네챗. 매주 권미희 리포터가 한 편 한 편 직접 영화를 시청한 뒤 고른다. 이번 주는 떠나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을 소개한다.


나혜인 PD: 매주 금요일에 만나는 시네챗입니다. SBS 온디맨드를 중심으로 다시 보면 좋을 영화들을 매주 추천하고 있는데요, 오늘도 권미희 리포터가 함께합니다. 권미희 리포터 안녕하세요?

권미희 리포터: 네,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네, 어느덧 2024년의 절반이 지나고 벌써 7월입니다. 시네챗으로 여러분들과 영화 이야기 나눈지도 두 달이 넘어가는데요, 그간 참 다양한 영화들을 만나봤어요.

권미희 리포터: 네, 우리가 되짚어 본 영화들이 참 많았는데요, 모쪼록 온디맨드 시청자분들이 시네챗 통해서 놓쳤던, 잊고 있던 영화들 재시청 하시면서 남은 한 해도 잘 보내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한 해의 절반을 지났다는 의미로 우리가 서 있는 곳, 살고 있는 곳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고자 ‘집’, 특히 고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사람들을 중심으로 영화들을 살펴보려 합니다. 더불어 지속적으로 화자 되고 있는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혜인 PD: 네, 오래전부터 다양한 형태로 이주하여 새로운 곳에 정착해 사는 사람들이 있었죠, 나아가 현재는 디지털 노매드, 혹은 디지털 유목민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시간과 장소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도 흔하고요. 그럼 첫 영화 소개해 주시죠.

권미희 리포터: 첫 번째로 소개할 작품은 미국 LA 출생의 한국계 미국인 엄소연 감독의 2022년 작품 <>입니다. 미국 한인 2세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엄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나혜인 PD: 네, 영화 제목만 들어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향했던 많은 한인 1세 분들이 연상되고 또 그분들이 일궈낸 미국 내 특히 LA 중심의 한인 사회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게다가 한인 2세 감독의 다큐멘터리라 더욱 생생하고 현실적인 모습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권미희 리포터: 네. 엄 감독은 본인과 같이 한인 1세 분들의 뒤를 이어 태어나고 자란 2세들을 ‘주류 상점 베이비’라 칭하며 부모 세대와 LA 한인공동체를 향한 양가적 감정 속에서 또 다른, 새로운 희망을 꿈꿉니다. 1960년대부터 미국으로 향했던 수많은 한국 분들 중 많은 이들은 주류 상점을 열었고, 인종 차별이나 무장 강도의 빈번한 침입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들의 공동체를 키워가며 살아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제로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들을 통해 깊은 갈등을 여전히 겪고 계시는 분들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 살아가고자 애쓰시는 분들도 있고요. 그 안에서 엄감독을 비롯한 2세들은 한인 사회와 지역 주민들 간의 연대 운동 등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가려 노력합니다.

나혜인 PD: 네, 미국 내 특히 LA의 경우 한인 사회가 워낙 큰 규모이기도 하고, 그것을 이뤄내는데 참 많은 분들의 성실과 책임이 따랐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1990년대에는 우리도 잘 아는 폭동, 총격 사건 등,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비극들이 있기도 했고요. 그간 일련의 일들을 모두 겪은 1세 분들과, 미국인으로 태어난 2세들 간의 갈등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단 생각도 듭니다만, 또 그 안에서 지혜로운 길을 찾고 또 그들만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권미희 리포터: 네. 말씀 주신 그 과정이 영화 속에 감독의 애정 어린 시선으로 생생히 담겨있습니다. 영화 초반부터 본인이 직접 등장하여 아버지와 아버지의 주류 상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러다 본인과 비슷한 배경의 다른 2세를 통해 세대 차이나 공존이라는 이슈를 다르게 풀어가는 과정도 보여주고요. 1세 분들의 인터뷰를 비롯하여 2세들 본인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희망차게 전달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미래가 또 기대되기도 합니다. 젊고, 꾸밈없는,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잘 모르는 세상을 만날 수 있는 다큐멘터리였습니다. 국내에선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 관객들을 만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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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챗: 아이들과 즐기는 호주 겨울 방학 특선 영화들

SBS Korean

28/06/202414:45

나혜인 PD: 네, 소개 잘 들었습니다. 두 번째 영화로 이야기 이어갈게요.

권미희 리포터: 네, 두 번째로 이야기 나눌 작품은 요나스 포헤르 라스무센 감독의 2021년 작 <>입니다. 덴마크 영화고요, 애니메이션 형식의 다큐멘터리입니다.

나혜인 PD: 네, 애니메이션으로 만나는 다큐는 흔치 않은데요.

권미희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영화는 무겁고 어두운, 그리고 쉽게 말하기 어려운 잔혹하기까지 한 이야기를 애니메이션과 아카이브 영상(푸티지)으로 표현해 사실적이면서도 동시에 비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주인공 아민이 감독에게 고백하는 형식으로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이야기는 너무도 생생한데 믿을 수 없을 만큼 비극적입니다. 그 과거의 이야기를 우리는 영상으로 따라가면서 아민의 삶에 대해 이해하고 또 그의 현재와 앞으로의 미래를 응원하게 됩니다.

나혜인 PD: 네, 아민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집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아민은 어린 시절 아프가니스탄의 독재 정권을 피해 덴마크로 온 이민자인데요, 감독과는 10대 시절 친구가 되었고, 감독은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아민의 탈출 과정,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을 듣게 됩니다. 아버지의 실종부터 러시아에서 방황하던 시절, 본인의 정체성을 처음 발현했던 시점, 그리고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기까지 아민은 조금은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용기 있게 모든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감독은 그 이야기를 아무런 조급함 없이 진심으로 들어주고요.

나혜인 PD: 네, 웃으면서 볼만한 영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무척 흥미롭습니다. 아민에 대해 궁금하기도 하고, 또 현재도 이런 망명은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이라는 점에 우리가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할 이슈이기도 하죠.

권미희 리포터: 네, 색다른 표현 방식, 그리고 현재의 아민의 삶이 아름답게 흘러가는 점 등에서 일종의 영화적 힐링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꼭 감상 추천드립니다. 이 작품은 공개될 당시 선댄스영화제 수상을 비롯하여 국내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 무주 산골 영화제, 디아스포라 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들을 통해 소개되고 관객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나혜인 PD: 네,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영화도 만나볼까요?

권미희 리포터: 네, 마지막 영화는 호주에서 2023년 소개되었던 세 편의 단편들인데요, <>, <>, <>입니다. 각각 다른 연유로 호주를 집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작품들로 짧은 러닝타임에 저마다의 진중한 의미를 유려하게 담고 있습니다. 단편 영화만이 가진 매력을 꼭 발견하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추천합니다.

나혜인 PD: 네, 말씀 주신 세 편은 Victorian Multicultural Commission에서 주최하는 Multicultural Film Festival에서 지난해 소개되었던 작품들인데요, 이 외에도 다양한 단편 영화들을 SBS 온디맨드에서 시청하실 수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그럼 <Jia>, <Kotoba>, <Beyond the Cut>은 어떤 내용일지 간략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권미희 리포터: 네, <Jia>는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호주를 찾은 중국인 어머니 밍과 아들의 남자친구 에릭의 아름답고 슬픈 여행길을 보여줍니다. 10대의 일본 이민자 히나의 호주 정착기를 담고 있는 <Kotoba>는 그녀의 영어 연습, 친구를 사귀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판타지적 설정과 결합하여 귀엽고 재치 있게 보여집니다. 끝으로 <Beyond the Cut>은 브리즈번에서 평생을 이발사로 살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 폴 드 루카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5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동안 폴이 일궈낸 삶과 이발소를 감각적인 영상으로 표현했습니다. 먼저 소개했던 장편 두 편과는 달리, 찰나 혹은 본질적인 순간만 다룬 단편들이죠.
나혜인 PD: 네. <LA 주류 가게의 아메리칸 드림 Liquor store dreams>, <나의 집은 어디인가 Flee>, <Jia>, <Kotoba>, <Beyond the Cut>까지, 다양한 사람들, 삶을 만날 수 있는 영화 소개 잘 들었습니다. 끝으로 SBS 온디맨드에서 한국어 자막으로 보실 수 있는 콘텐츠 소개합니다. 오늘은 집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는 뿌리를 찾는 다큐멘타리라고요?

권미희 리포터: 네. 바로 <> 인데요. 한국말로 하면 “당신이 누구라고 생각하나요?”입니다. 이 시리즈는 사실 영국 BBC에서 시작됐는데요. 저희 SBS가 호주판으로 제작을 시작한 것이 2008년입니다. 지금까지 무려 시즌 15편까지 제작이 됐고요. 모두 한국어 자막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각 에피소드에서는 호주의 유명인들이 자신들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주는데요. 올 5월에 방영된 시즌 15편에서는 프랑스 출신 호주의 인기 셰프 엠마루엘 페일델과 호주의 여 배우 마리엔다 오토, 호주의 작가인 캐서린 마리 레테 등이 출연했습니다. 호주에는 270여개가 넘는 문화적으로 다양한 민족이 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가족의 이야기가 다뤄지는데요. 과연 어떤 조상을 둔 이웃들이 있는지 살펴보시죠.

나혜인 PD: 네. 마무리 멘트. 오늘 씨네챗 피트 SBS On Demand 아이들을 위한 겨울 방학 특선 영화 추천해드렸는데요. <LA 주류 가게의 아메리칸 드림 Liquor store dreams>, <나의 집은 어디인가 Flee>, <Jia>, <Kotoba>, <Beyond the Cut> 와 더불어 호주의 장수 다큐멘타리 시리즈 <Who Do You Think You Are> 소개해 드렸습니다. 다양한 영화들과 함께 따뜻한 주말 보내시길 바라며, 이번 주 시네챗 이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고생하셨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다음 주에도 흥미롭고 유익한 영화들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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