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디제이’의 K-트렌드 꿰뚫기: 한국어 줄임말 일상화

"WTH?”...Rise of abbreviated slang in Korean

"WTH?”...Rise of abbreviated slang in Korean Source: Getty Image/Cli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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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잡이로 혼동스럽게 사용되는 이른바 MZ세대의 한국어 줄임말 범람으로 한국의 기성세대는 물론 해외동포사회는 매우 혼돈스러울 따름이다. 은어에 가까운 두어문자와 약자들이 거의 신조어처럼 사용되는 현주소를 좇는다.


한국의 한 TV 프로그램에서 초등학생이 노인에게 길에서 비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훈계를 듣자 ‘어쩔티비’라고 외치고 도망가는 시트콤의 한 장면.

MZ세대의 신조어는 이제 하나의 K-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신조어가 또래 문화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SNS 등을 통해 전 세대로 퍼져나가기 때문.

한국의 한 문화평론가는 “이제는 모두가 인터넷으로 소통하고 있어서 기성세대도 젊은 세대의 신조어를 좀 배워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해외동포는 “한국 TV를 보지 않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면 일상 대회마저 힘들질 것 같다”고 우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Z세대의 신조어에는 현재 우리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단서가 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동시에 높다.

한국의 한 학자는 “신조어는 ‘재미’라는 요소도 크긴 하지만 무엇보다 그때그때의 시대상이 반영된다”고 분석한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하는 한국 MZ세대의 신조어 실태를 ‘궁금한 디제이’의 K-트렌드 꿰뚫기에서 들여다 본다.
진행자: 궁금한 디제이, 궁디라는 예명으로 유투브에서 맹활약하는 한국 출신 방송인 전수진 리포터가 새롭게 새로운 소식을 다루게 됩니다.

빠르게 변해가는 요즘 세상, 이제는 우리의 고국 한국이 이런 변화를 세계적으로 주도하곤 합니다.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엿보는 궁금한 디제이, 궁디의 트렌디한 삶 시작합니다.

전수진 리포터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전수진 리포터의 예명이 궁디, 궁금한 디제이인데요… 한국에서는 이제, 두어 문자나 약자 사용이 일상화되고 있더군요…물론 젊은 세대의 트렌드이지만요.

전수진:네.  그래서 이번주에는 한국의 젊은 세대와 대화할 때 ‘꼰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신조어 혹은 두어 문자나 약자를 준비해 봤습니다.

진행자: 요즘 젊은 사람들의 대화를 듣다 보면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신조어들 때문에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방송되는 SNL 프로그램에서 신조어가 등장을 했는데 어쩔티비 저쩔티비라는 말을 듣고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의아해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전수진: 저도 젊은 세대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끊임없이 변하는 신조어는 저 또한 빠른 트렌드를 따라가기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검색해 확인해보니 어쩔티비는 ‘어쩌라고 티비나봐’ 저쩔티비도 같은 맥락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신조어란 새로 만들어진 단어 및 용어 가운데 표준어로 등재되지 않은 말을 뜻하죠?

전수진: 그러나 신조어가 표준어로 등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과정을 살펴보면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지는 탄생의 단계, 그리고 사람들이 신조어가 있음을 알게 되었지만 널리 사용되지 않는 인식의 단계, 신조어의 사용자 수가 늘어나는 확산의 단계, 그리고 정착 유행 인용 등재 이 과정을 거쳐 표준어로 비로소 등재됩니다.

진행자: 표준어의 조건은 만족시키지 않는 경우나, 만족시켰다고 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아직 수명이 의심 받는 경우, 작성 원리가 불분명 한 경우, 신조어가 사용돼야 하는 문화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의미나 개념을 내포한 경우 비 표준어로 남게되는 것이죠.

전수진: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알고 나면 트렌디한 삶을 살게 되는 신조어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먼저 젊은 세대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신조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제가 신조어가 들어간 대화를 들려 드릴께요 PD님 뿐만 아니라 이 방송을 듣고 계신 모든 청취자 분들이 과연 나는 신조어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테스트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저도 한번 신조어 테스트를 해보도록 하죠.

전수진: A: 오저치고? B:당모치~ A:그리고 코노? B:너의 취존 A:너 소개팅 할래? B:노노노 나는 자만추 A:넌 역시 알잘딱깔센 B:나의최최차차 그런사람 완내스 A:킹직히 그럼 너 마상.  

진행자:  지금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마치 재건을 꿈꾸는 듯한 구 소련어처럼 들립니다.   소개팅이라는 단어는 이미 한국에서 반세기 가량 사용돼 왔는데, 그 뜻이 바뀐 것이 아닌가 우려될 정도로 모두 생소합니다.

전수진: 네 먼저 오저치고라는 말은 '오늘 저녁 치킨고?'라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당모치는 '당연히 모든 치킨은 옳다'. A가 코노 라는 말을 썼습니다. 코노는 '코인노래방'이라는 뜻이죠 그리고 B의 대답은 '너의 취향존중'이라고 대답을 했고요, 그리고 소개팅 할래 라고 물어보니 B는 '나는 자만추'라고 했습니다. 자만추는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A가 말한 알잘딱깔센은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 생각했다'는 뜻으로 쓰이고요, B의 대답 중 나의최최차차는 대한민국 인기가수 겸 배우죠, '최애는 최애고 차은우는 차은우다. 그만큼 내 스타일은 차은우다'라는 걸 알렸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완내스라는 표현을 썼는데 '완전 내 스타일이다'라는 뜻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A가 대답을 했습니다. 킹직히 그럼 너 마상 '완전 솔직히 그럼 너 마음에 상처 받아'라는 뜻이죠.

진행자: 이건 외우기는 불가능할 것 같고, 발음하기도 힘들 정돈데요. 22세기 신조어같다는 생각입니다. 서로들 소통이 되는 겁니까.

전수진:  물론 젊은층 만의 소통어라고 봐야겠죠.

그 외에도 제가 알고 있는 신조어를 알려 드리면 내또출 '내일 또 출근'이라는 뜻이고, 자강두천 '자존심강한 두 천재'라는 뜻이고 고만고만한 애들끼리 서로 말다툼할 때 쓰는 단어죠, 그리고 전메추 저메추 라는 말은 '점심메뉴 추천, 저녁메뉴 추천'이라는 뜻이고, 크크루삥뽕은 크크에서 비롯된 상대방을 약올리고 비꼬울 때 사용되는 단어라고 합니다. 

그리고 혹시 수구리 족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스마트폰이나 테블릿PC 등을 들여다보는 사람 또는 무리를 일컫는 말입니다.

진행자: 수구리족은 들어본 적 있습니다. 주변에 중년층 이상에 수구리 족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과거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신문을 보거나 책을 읽던 사람들도 수구리족이라고 볼 수 있었겠죠.

전수진: 수구리 족은 스마트 기기로 게임, 영화, SNS등을 이용하는데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수구리족은 대부분 시간 때우기 용으로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다고 합니다. PD님은 수구리 족인가요?

진행자: 하루 종일 수그리지 않고 정면으로 컴퓨터 모니터만 쳐다보는 별세계 종자인 것 같아요…  하루 종일 중년층의 최애 SNS 카카오톡만 보며 소통하는 분들 자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궁디 리포터는 어떤가요?

전수진: 저는 킹수구리족 입니다. 하루 4시간 이상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 같은데요, 방송통신 위원회 조사결과 저와 같은 수구리족 이용자의 77.4%가 특별한 이유 없이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특히 IT산업이 발달한 한국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구리족이 많을 것 같네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이 생겨났죠.

진행자: 수구리족이 증가하면서 이른바 수구리족 증후군도 발생하고 있는데 거북목증후군, 척추측만증, 손목터널증후군 등이 그런경우라고 하더군요. 주로 청소년과 젊은층에 수구리족이 많지만 스마트폰이 대량 보급 되면서 중장년층에서도 적지 않게 발견되고 있습니다.

전수진: 그렇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 하늘도 보고 스트레칭도 하고 내 건강을 생각하면서 현명하게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 신조어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코로나 이후 생겨난 신조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의 삶과 세상 전체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죠 일류의 역사가 코로나 이전 코로나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 인데, 이로 인해 새로운 말이 생겨났군요.

전수진: 코로나 시대를 설명하는 핵심키워드 다섯 가지와 여기에 파생된 신조어들을 알아볼게요. 먼저 건강과 위생을 생각한 금스크, 상상코로나 마스크가 금처럼 귀하다라는 뜻의 금스크, 코로나 감염되지 않았음에도 감염을 의심하고, 의심 때문에 증상이 생기는 ‘상상코로나’ 도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온라인 시장이죠. 언텍트(UNTACT), ‘웨비나’(WEBINAR) 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오프라인이 크게 우세했던 분야에서도 언텍트, 즉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죠. 그리고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웨비나를 개최하고 있는데요 웹세미나의 합성어 입니다. 

진행자: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이슈가 자가격리에 따른 집안 관련된 추세죠. 

전수진: 물론입니다. 홈짐, 집관, 홈테인먼트 등등… 집을 체육관 처럼 꾸민다는 뜻의 홈짐, 직접 가서 본다는 ‘직관’보다는 집관이 요즘 대세죠, 그리고 집관족들이 즐길 콘텐츠와 관련 기기들을 제공하는 ‘홈테인먼트’ 산업도 호황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취미와 소비 산스장, 슬세권, 빵공족.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헬스장의 출입이 어려워지자 산에 있는 운동 시설인 산스장, 슬리퍼를 신고 편한 복장으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주거 권역이 슬세권, 마지막으로 카페와는 달리 제과점에서는 매장 영업이 허용된 사실을 이용해 빵집에서 공부하는 빵공족으로 진화한 것이죠.

진행자: 자, 언어는 시대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새롭게 생겨난 말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나 욕구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궁금한 디제이. 궁디의 트렌디한 삶 오늘은 한국의 신조어 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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