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인터뷰: 30년 경력 이영민(Ian Lee) 셰프 "음식은 살아있는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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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셰프로 활동하며 한국에 이어 호주 멜버른에서 총주방장으로 근무 중인 이영민(Ian Lee) 셰프를 만나본다.


홍태경 PD: 한국에 이어서 호주에서도 자신의 전문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이민자들을 만나보는 시간. 오늘은 요리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셰프 이안 리, 이영민 셰프를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영민 셰프: 안녕하십니까? 이영민입니다.

홍태경 PD: 반갑습니다. 오늘 이렇게 흔쾌히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굉장히 바쁘시죠? 하시는 업무가 총 주방장을 맡고 계시기 때문에 굉장히 바쁘게 돌아가실 것 같아요.

하루 일과가요.

이영민 셰프: 나름 바쁩니다. 주로 제 하루 일과는 아침에 일단 출근해서 그날의 일정을 확인하고 그다음에 조식부터 한 번씩 체크하면서 점심 또는 그날의 행사, 저녁…이런 것들을 쭉 체크해서 제가 없어도 되면 조금 일찍 가고 있어야 될 것 같으면 좀 늦게 가고 주로 그렇습니다.

홍태경 PD: 아무래도 총주방장을 맡고 계시다 보니까 전체적인 전반적인 관리를 해야 되는 거기 때문에요. 지금 멜버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셰프로 계시다가 지금은 옮겨서 또 다른 호텔 보코(voco) 멜버른 센트럴에서 총주방장으로 일하고 계시죠. 간단하게 좀 본인의 이력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영민 셰프: 저는 지금 요리한 지는 한 30년 정도 된 것 같고요. 시작은 한국에 있는 호텔에서 했고요. 힐튼 호텔에서 시작을 하고 그 다음에 소피텔에 조금 있다가 한국의 인터콘티넨탈 오픈할 때 한국의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오픈 멤버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한국의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한 10년 좀 넘게 있었던 것 같네요.

그런데 운 좋게도 거기서 많이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셔서 두바이도 좀 가 있었고 그러다가 다시 여기 멜버른 인터콘티넨탈로 와서 한 7~8년 있다가 지금 새로 생긴 보코(voco) 멜버른 센트럴 총주방장으로 오게 됐습니다.

홍태경 PD: 30년에 요리 셰프의 경력 가운데 굉장히 여러 나라를 이동을 하시면서 근무를 하셨는데요. 그러면 한국에 있다가 두바이도 가시고 또 호주 멜버른에도 오시고. 그런데 어떤 계기로 이렇게 호주로 아예 이주를 하시게 된건가요?

이영민 셰프: 여기 이민 오신 많은 분들이 저랑 비슷한 판단을 해서 오셨으리라고 생각이 되고요.제가 아이들이 2명이 있는데 아이들 교육도 생각을 좀 많이 했고 그리고 한국의 고용이라는 게 생각보다 그렇게 안정적이지 않잖아요. 어떤 그런 부분도 제가 나이를 먹으면서 ‘내가 한국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많이 하게 됐거든요.

그래서 이 호주라는 나라는 자기 기술이 있고 거기에 대한 열정이 있고 그렇다면 굳이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나라고 그런 것들이 좀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교육과 또 제 미래와 많은 것들을 생각해서 호주로 오게 된 것 같습니다.

홍태경 PD: 그렇군요. 제가 이 인터뷰에 여러 분야에 계신 분들을 만나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많은 분들이 호주로 이주하시게 된 이유 중에 정말 가족을 위한 가정적인 분들이 굉장히 많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이영민 셰프님도 또 그 이유가 한 가지가 됐군요. 그러면 여러 나라에서 근무도 하시고 또 호주에서 계속 요리사 셰프로 활동을 하시면서 조금 어려웠던 부분이 직업적인 측면에서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부분은 없으셨나요?

이영민 셰프: 많이 있었죠. 처음에는 어떻게 보면 지금도 제 생각엔 변함이 없는데 우리 한국 요리사분들이 사실 정말 잘하시거든요. 어디 가도 ‘한국분들 참 너무 잘하신다’ 저도 그런 자신감을 갖고 왔는데 아무래도 여긴 외국이고 그럼 언어적인 문제가 분명히 발생하는 것이고 사실 제가 한국에 있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도 한국에 있었을 때 그곳에 외국인들이 꽤 있으셨어요.

그런데 우스갯소리지만 그분들하고 대화를 하면서 일을 했는데도 지금 생각해 보면 그분들이 ‘나를 위해서 영어를 해줬구나’ 알아들으라고…천천히 할 수도 있고 알아듣게 한 것이죠. 못 알아들으면 본인들이 힘드니까요. 그런데 호주는 이제 완전히 역전되는 거죠. 저를 위해서 영어를 해주진 않죠. 그러다 보니까 처음에는 의사소통이라 그럴까, 그런 게 좀 많이 힘든 시간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건 누구나 이민자들은 누구나 다 겪어야 될 일들일 거고 운 좋게 잘 견뎌서 이렇게 또 하고 싶은 일을 아직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홍태경 PD: 30년간의 경력이라고 앞서 말씀하셨듯이 어떻게 그 30년간 정말 좋은 일만 있었겠어요. 많은 일들을 겪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영민 셰프: 저도 가끔 깜짝깜짝 놀래요. 벌써 30년 동안 했네. 근데 사실 또 길게 느껴지진 않아요. 지금은 뒤돌아보면 ‘정말 오래 했구나’. 그런데 또 이상하게 제가 요리를 좋아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요리라는 게 항상 정체돼 있는 게 아니고 트렌드라는 게 계속 바뀌어가다 보니까 늘 새로운 걸 해야 되고, 또 레스토랑도 마찬가지겠지만 호텔도 그 호텔에 맞는 고객층들이 있거든요. 거기에 맞춰서 요리를 해야 되고 그래서 늘 이렇게 너무 오래 해서 ‘그만해야지’라는 생각은 안 해봤던 것 같아요.

홍태경 PD: 항상 이렇게 새로운 것을 개발하시고 발전해 나가시려는 모습이 있었기 때문에 또 지금의 총 주방장님 자리, 이그제큐티브 셰프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한국에서도 셰프 생활을 하시고 또 호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이렇게 셰프로 쭉 활동해 오시면서 사실 나라별로 업무 환경이나 그 직업 환경의 차이도 많이 느끼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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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셰프: 많죠. 특히 또 호주라는 나라 자체가 다문화적인 나라잖아요. 너무 많은 나라 사람들이 같이 협력해서 일을 해야 되는 그런 다문화 시스템이라 특히 키친도 굉장히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좋은 면은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보니까 아이디어가 되게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것이고, 좀 많이 신경 써야 되는 것은 그렇기 때문에 제가 중간자 입장에서 많은 걸 생각해 보고 해야 되거든요. 총주방의 업무 중에는 직원들의 화합과 또 직원들이 소외되지 않게 해야 되는 일들도 제가 하는 일 중에 한 부분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많은 걸 좀 생각해야 되는 게 있죠.

반면에 한국은 우리나라 한국의 요리사 이 문화는 또 약간의 위계질서가 있죠. 물론 여기도 없는 건 아닌데 한국은 좀 좀 더 엄격하죠. 군대 문화라 그럴까…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도 이제 떠난 지 벌써 10년이 넘었으니까. 그런데 제가 있을 때는 그런 문화가 굉장히 강해서 거기에서 또 발생할 수 있는 또 장단점들이 있었어요.

홍태경 PD: 사실 저희가 예전에 유명했던 드라마 ‘파스타’나 드라마에 셰프가 나오는 드라마만 봐도 굉장히 주방에서의 분위기가 좀 많이 엄격했어요.

이영민 셰프: 그 정도는 TV에서 나오는 거라 그 정도는 아닐 수 있어 아무래도 여기보다는 훨씬 엄격하죠. 물론 여기도 서로 존중하고 그런 건 있는데 막 한국 정도로 그렇게 엄격하고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홍태경 PD: 장단점이 있는 거군요.

이영민 셰프: 예. 그리고 또 레스토랑의 종류나 컨셉에 따라서 약간 엄격한 주방은 여기도 그런 데가 있고 말하자면 길어지는데 아무튼 전반적으로 한국보다는 좀 엄격한 것은 없다고 할 수 있고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죠.

홍태경 PD: 사실 한국분들 중에서 셰프 직종의 이민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으시잖아요. 정말 많이들 관심들이 있으신 분야일 텐데 이분들에게 이영민 셰프님이 조언을 해주신다면 굉장히 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영민 셰프: 글쎄요. 제가 생각할 때는 한국도 지금은 너무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임금도 제가 볼 때는 예전보다 너무 많이 좋아졌긴 한데 만약에 오시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 분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는 적극 찬성하죠.

왜냐하면 아무래도 제가 또 호주에 온 이유처럼 이민 오실 분들도 분명히 제가 갖고 있는 이유를 같이 갖고 계신 분들도 많으실 거고 적극적으로 찬성은 하지만 준비를 좀 많이 하고 오시면 더 적응하시는 데 좀 수월하지 않을까… 저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결정해서 오면서 너무 준비 없이 와서 처음에 제가 말씀드렸던 그런 언어적인 문제라든가 그런 것들이 좀 1~2년 힘들었었어요. 그래서 그런 점을 좀 많이 생각하고 오시면 좋겠다.

그리고 또 호주가 이민법이 자꾸만 바뀌어서 그런 것들도 좀 사전에 많이 알아보고 오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왜냐하면 여기 오시는 젊은 친구들이 학생으로 오셨다가 졸업생 비자 받고 또 스폰서 받고… 이렇게 해서 계시려고 하시는 분들도 많고 워킹 홀리데이로 오셨다가 또 학생으로 바꾸셨다가 또 똑같은 코스를 밟으시려고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렇게 또 녹록치 않더라고요.

홍태경 PD: 쉽지 않죠. 갈수록 많이 어려워지고요.

이영민 셰프: 오시면 좋죠. 제가 생각할 때는 오시면 훨씬 한국보다 기회도 많고 이곳은 한국보다는 일단 요리를 잘하면 어느 정도는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나라거든요. 한국은 지연 이런 게 좀 있잖아요. 옛날 같지는 않지만.

홍태경 PD: 학연, 지연이 좀 중요하죠.

이영민 셰프: 그런 것도 있고 직장 내에서도 라인같은 것들. 그런 거에서는 굉장히 좀 자유로운 편이에요. 그래서 한국보다는 좀 공정하다고 할까요. 자기만 열심히 하면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나라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젊은 친구들이나 또 경력을 많이 갖고 계신 분들도 오시면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너무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단, 제가 말씀드렸던 그런 것들을 사전에 많이 알아보시고 고민하시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홍태경 PD: 알겠습니다. 지금 이민을 꿈꾸고 계시거나 아니면 지금 이미 현재 호주에 오셔서 요리 공부를 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안 리, 이영민 셰프님의 말씀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안 리 셰프님의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지 좀 여쭤볼게요.

이영민 셰프: 현재로서는 제가 지금 현재 맡은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서 잘 해야 되겠고 앞으로는 제가 체인 호텔에 있다 보니까 제 바램은… 제 바램입니다. 그렇게 된다는 게 아니라. 제 바램은 이런 체인 호텔들이 지금 팬데믹을 겪으면서 호스피탈리티 쪽이 굉장히 많이 어려웠잖아요.

홍태경 PD: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분야죠.

이영민 셰프: 그럼요. 그때 저도 굉장히 힘들었을 때였고 근데 지금 그 이후에 반작용으로 다시 호스피탈리티가 많이 성장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빅토리아 멜버른 이쪽에도 많은 호텔들이 새로 생기고 있거든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지금 보코 멜번 센트랄 오픈해서 2년 동안 있으면서 저 나름대로는 굉장히 연착륙시켰다고 생각이 되고 우리 업계에 한 번 정도 더 그런 기회가 있다면 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홍태경 PD: 새로운 호텔에 또 다르게 오픈시키는 총주방장의 역할, 저희도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인터뷰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많은 분들이 이영민 셰프님 말씀을 듣고 또 힘을 내고 같은 길을 꿈꾸고 계시는 분들한테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오늘 인터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영민 셰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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