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주요 화두 ‘이민’... 전문가들 “민주적인 토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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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tiary students at the University of Melbourne in Melbourne, Wednesday, May 8, 2012. (AAP Image/Julian Smith) NO ARCHIVING Source: AAP / JULIAN SMITH/AAP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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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대단한 다문화 실험은 이제 끝난 것입니까?” 캔버라에 있는 내셔널 프레스 클럽(National Press Club)의 한 연설에서 두 명의 이민 국제 관계 전문가들이 한 질문이다. 이들이 발표한 보고서는 다문화 프로젝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민자와 유학생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다음 연방 선거가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이민 정책이 또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순 이민자(장기 입국자 수에서 장기 출국자 수를 뺀 숫자)유입 수가 2023년 9월까지 연간 5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알바니지 정부는 연간 수치를 23만5천 명까지 줄인다고 발표했다.

야당 피터 더튼 당수 또한 만약 자유당연립이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그 수치를 궁극적으로 16만명까지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대해 두 명의 이민 국제 정책 전문가들은 캔버라 내셔널 프레스 클럽(National Press Club)에서 열린 연설에서 호주의 대단한 다문화 실험은 끝났는지 물으며 정치권에 화두를 던졌다.

연설자 중 한 명은 칼럼니스트이자 전 이민부 차관 출신 압둘 리츠비 박사이다.

리츠비 박사는 순 이민자 유입에 관한 사려 깊은 토론을 환영하지만 무책임한 논쟁은 소위 ‘시민들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순 이민자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우리는 장기 순 이주 목표치 또는 더 나은 범위에 대해 공개적인 대화를 해야 하며, 이민이 우리 호주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은 더 이상 논쟁의 여지가 없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차분하고 이성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여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선거를 위한 이민 정책의 위험성은 양당의 수많은 과거 호주 정치인들이 그러한 것처럼 트럼프식 욕설과 투표소로 향하는 시민들의 불안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리츠비 박사는 어린 시절 비유럽 이민자들의 호주 입국을 막으려는 "백호주의(White Australia)" 정책이 끝날 무렵 호주로 이주했다.

그는 경험을 통해 옳고 그른 이민 정책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으며, 알바니지 정부와 야당 모두가 채택한 단기 전략은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신 호주의 경제적 번영과 사회적 결속을 보존하기 위해 순 이민자 유입에 대한 근본적이고 새로운 이해를 강조했다.

"순 이민자 유입수는 정부가 이민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관리할 수 없습니다. 특정한 수의 영주 비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정부의 능력 내입니다. 하지만 모니터링 문제와 비자 지연과 관련한 순 이민자 수는 정부의 관리 밖입니다. 순 이민을 관리하는 접근 방식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방식과 유사해야 합니다. 즉, 순 이민자 수가 범위를 크게 벗어나는 것으로 나타나면 노동 시장 변동성을 고려한 후 조기 시정 조치를 취하는 것입니다."

연방정부와 야당 모두 유학생 수를 제한하기로 약속했고, 게다가 2025년 1월부터 각 대학은 유학생 등록자 수도 제한하게 된다.

리츠비 박사는 이에 대해 최소 입학 점수가 국내 학생들과 일치하는 보다 엄격한 입학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한 명의 연설자인 마이클 웨슬리 교수는 국제 문제 전문가이자 멜버른 대학교 부총장으로 재직하며 유학생을 담당하고 있다.

리츠비 박사처럼 그도 어릴 때 호주로 이주한 이민자 출신이다.

웨슬리 교수는 유학생 수를 제한하려는 열망의 핵심에는 유학 산업이 현재의 호주를 만드는 데 기여한 점에 대해 ‘침묵’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염병, 경제 침체 및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게 해준 현재의 호주가 있기까지는 1950년대 2차대전 후 ‘콜롬보 계획(Colombo Plan)’ 장학금을 받고 호주 대학에서 공부한 유학생들로부터 시작된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로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출신인 이 학생들은 백호주의 정책(White Australia Policy)으로 알려진 인종 차별적 이민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호주로 오게 됐습니다. 백호주의는 초당적인 지지와 광범위한 대중의 지지를 받는 정책이었습니다. 많은 콜롬보 계획 학생들은 호주 가정에 머물면서 인종에 대한 사회적 태도를 바꾸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백호주의 정책은 1973년 이후 폐지되기 시작했습니다."

웨슬리 교수는 또 유학생들이 주거 및 생활비 위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포함해 유학생들에 대해 언급된 많은 내용들이 충분한 자료가 뒷받침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호주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 중 84%가 학위를 취득한 후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단 16%만이 호주에 남아 있습니다. 장기 이민자가 되는 유학생 졸업생의 수를 확실히 통제하는 것은 보다 엄격한 관리를 통해 더 잘 관리될 수 있습니다. 보고서가 제안하는 법안에 대한 또 다른 명분은 임대난과 그에 따른 주택 위기에 대한 유학생들의 기여도입니다. 유학생들이 호주의 전체 세입자 중 차지하는 비율은 단 4%입니다."

리츠비 박사와 마찬가지로 웨슬리 교수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자연 인구 증가율이 10만 명 미만으로 감소할 것이기 때문에 연간 약 20만 명의 순 이민자 수를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과일 따는 노동자부터 기술 근로자, 유학생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주자에 대한 단기 이주 제한으로 인해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영향을 바로잡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호주 유학을 계획했던 학생들이 너무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좋은 기회가 있는데 왜 등록비와 비자 수수료를 지불하고 비자를 받지 못할 위험이나 장기 체류가 힘들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겠습니까? 유럽이나 걸프 지역, 미국이나 싱가포르에서 공부할 수도 있는 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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