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IN: 왼쪽으로 치우쳐 걸으면 '이것' 많아…걸음새로 보는 건강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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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걸이로 보는 건강 신호와 올바른 걸음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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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걸이만 잘 관찰해도 생각보다 많은 건강 이상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걸음걸이로 보는 건강 신호와 올바른 걸음걸이 방법을 알아본다.


Key Points
  • 양발은 11자가 기본이며, 보폭은 자신의 키에서 100㎝를 뺀 값
  • 40~50대부터 걷는 속도 느려지면 근감소증 의심…평균1초 1.23m
  • 걱정거리 많고 심리적 불안 지수 높을 때 왼쪽으로 치우쳐 걷는 경향
  • 하루 20분 빠르게 가볍게 걷기만 해도…우울증 발병 40% 감소 효과
건강한 삶을 위한 지혜를 전합니다.

건강 IN은 건강 insight, 한자어 사람 '인(人)'을 써서 '건강한 사람'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건강 IN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강 정보와 건강 상식을 통해 일상에서의 우리 몸 관리법과 건강해지는 습관과 건강한 먹거리 등 지혜로운 건강 생활을 위한 정보들을 전해드립니다.

나혜인 PD(이하 진행자): 일상생활 속의 건강한 습관과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강 관련 정보를 공유합니다. 건강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유화정 PD: 안녕하세요.

진행자: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 일본의 걷기 전도사이자 시골 의사인 나가오 가즈히로가 쓴 책의 제목인데요. 그는 "아파서 못 걷는 것이 아니라 걷지 않아서 아픈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에 토를 다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텐데요. 실제로 최근 걷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죠?

유화정 PD: 걷고 싶은 데 아직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은 종종 "어디가 걷기 좋은 길인가요?" "어떻게 걸어야 게 잘 걷는 걸까요?" "신발은요?" 이렇게 묻습니다.

걷기는 보행 자체에 문제를 겪는 사람이 아닌 이상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바쁜 직장인이나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운동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걷기'는 최고의 선택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면역력이 중요해진 요즘, 걷기를 통해 면역력 증진도 꾀할 수 있다는 건강 정보들이 걷기 인구를 늘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할 경우 달리기·테니스·피트니스 등 다른 운동에 비해 운동 강도가 현저히 낮다보니 걷기의 효과가 과연 있을까 의문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유화정 PD: 운동 강도와 건강 증진 효과가 언제나 비례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걷기를 통한 열량 소모량 자체는 적은 편에 속하지만 언덕길 오르기나 30초간 빨리 걷고, 3분간 천천히 걷는 식의 인터벌 걷기 등으로 하체 근력을 키우면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체중 조절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물론 너무 천천히 걸으면 운동 효과보다는 가벼운 산책이 되어 버리겠죠. 그마저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운동 효과는 떨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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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Wikipedia
진행자: 매일 조금씩 빠르게 걷는 운동이 우울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고요. 어떤 내용인가요?

유화정 PD: 만성적인 공허감으로 슬픔이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우울증은 가장 흔한 정신 건강 상태 중 하나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의 약 5%가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아일랜드 리머릭 대학 연구진은 참가자 4016명을 대상으로 지난 10년간 데이터를 수집해 진행한 연구에서 매일 20분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으로도 노인의 우울증 발병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는데요.

이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5번, 하루 20분씩 빠르게 걸은 경우 우울증 발병 확률이 43% 낮았습니다. 또한 최소한의 운동만 하는 사람들도 운동을 아예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우울증을 경험할 확률이 16% 낮았습니다.

진행자: 평소 조금씩이라도 걷는 생활습관이 정말 강조됩니다. 올바른 걷기 자세에 대해서도 알아보죠. 종종 팔을 크게 앞뒤로 흔들면서 걷는 어르신들이 계시던데 좋은 방법일까요?

유화정 PD: 올바른 걷기 자세는 먼저 시선은 15도 위 15~20cm 정도 전방을 주시합니다. 어깨와 등을 곧게 펴고 턱은 가슴 쪽으로 가볍게 잡아당깁니다.

양손은 주먹을 가볍게 쥐고 팔은 자연스럽게 구부리며 앞으로 15도, 뒤로 20도 정도 흔들어줍니다.

양발은 11자가 기본입니다. 보폭은 자신의 키에서 100㎝를 뺀 값을 보폭으로 선택하고, 걸을 때 발뒤꿈치 중앙 부분이 땅에 먼저 닿고 발바닥 전체로 디뎠다가 앞꿈치로 체중을 이동시켜 줍니다.

너무 큰 보폭은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느니 알맞은 보폭으로, 발을 내디딜 때는 발끝과 무릎이 일자가 되도록 펴서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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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걷기 자세 [Hidoc infoGraphics]

진행자: 그동안 몸의 움직임에 대해 별생각 없이 걸었는데, 이제부터는 시선과 팔의 각도 보폭까지 신경 써서 걸어야겠습니다.

유화정 PD: 이런 올바른 자세로 걷기를 하려면 몸동작은 복잡하고 복합적인 과정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발만 건강하다고 해서 걸을 수 있는 게 아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많은 부위가 걷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걷기는 허리를 유연하게 해 주고 뼈 밀도 강화에도 도움이 돼 허리 근육을 강하게 만들어준다고 하는데요. 척추에 집중되는 부담을 근육으로 분산시켜 척추 건강을 지키고, 운동 시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요통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진행자: '걷는 자세를 보면 건강이 보인다'고 하죠. 걷는 자세에는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단서들이 담겨있다면서요?

유화정 PD: 걷는 자세는 물론 보폭과 속도 등을 통해서도 건강 상태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평소와 달리 기우뚱기우뚱 절뚝거리며 다리를 전다면 부상이 원인일 수 있지만, 만약 특별히 다친 곳이 없다면 골관절염과 같은 질환이 기우뚱 걷는 이유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저희가 건강 IN에서 두 번째 주제로 다룬 것이 바로 골 관절염이었는데요. 노년층에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던 골관절염이 20~30대 젊은 층에서 늘고 있고, 격렬한 스포츠 활동·외부 충격·급격한 체중 증가·단짠 음식 섭취 등이 그 원인으로 지적됐었죠.

유화정 PD: 무엇보다 골 관절에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한번 손상된 연골은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무릎 연골은 3mm 정도 두께로 이뤄져 있지만 신경과 혈관이 없기 때문에 한 번 손상이 오면 재생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드렸었죠.

평소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보다 많이 사용한다거나, 한쪽 다리 힘만 자주 풀린다면 관절염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진행자: 나이가 들면서 자꾸 팔자걸음이 되고 걷는 속도도 느려지게 되는데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의 하나라고 보면 될까요?

유화정 PD: 보행속도는 노년기 건강의 핵심지표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인의 신체가 노쇠해졌다는 것을 가장 확연히 알 수 있는 시각적 증거는 보행속도로, 나이가 들었어도 보행 속도가 빠르면 아직도 신체가 노쇠하지 않고 건강하다는 뜻이고, 보행 속도가 느리면 노쇠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같이 노인의 보행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근감소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HKConsumer Council says 90 per cent of the cane umbrellas it tested failed at least one of the safety checks
HK Consumer Council says 90 per cent of the cane umbrellas it tested failed at least one of the safety checks Source: Flickr / Flickr - Mark Morgan (CC By 2.0)
근감소증은 근육량의 감소 및 근력의 저하를 의미하는 질환으로, 1초에 1m도 채 못 갈 정도로 걸음 속도가 느려지고, 앉았다 일어서기만 해도 숨이 차는 것 등이 대표적인 근감소증의 증상으로 꼽힙니다.

일반적으로는 40세에서 80세 사이의 성인에서 30~50% 정도의 근육량이 감소하는데, 60세 이상에서는 그 기능이 매년 3% 정도까지 저하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점점 느려지고 무거워지는 발걸음이 중년의 중후함의 무게가 아닌 근력의 노화다, 근 감소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겠군요. 그런데 근력이 떨어지면 낙상 빈도도 높아진다고 하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근감소증이 생기면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에 잘 대응하지 못해 낙상, 외상 등을 초래할 수 있는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근육량의 감소와 근력의 저하는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의 하나로 볼 수 있으나 개인·성별의 차이가 있습니다. 요즘엔 건강한 노인층이 늘고 있습니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적절한 근육량과 기능을 유지해 소위 100세 시대를 준비하시는 어르신들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걸음걸이로 알아보는 건강 신호 또 어떤 예들이 있을까요?

유화정 PD: 걱정거리가 많거나 심리적 불안지수가 높은 사람은 걸음을 걸을 때 왼쪽 방향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눈가리개를 한 상태로 걷기 실험을 한 연구 결과인데요, 이는 뇌의 오른쪽 부위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처리하는데 많이 쓰이면서 상대적으로 걷기에 소홀해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분석됩니다.

걷는 속도가 느리고 발을 질질 끌며 걷는다면, 그리고 나이가 60세 이상이라면, 뇌가 다리 근육에 ‘움직이라’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구부정한 자세에 팔 움직임이 거의 없고 발을 질질 끌며 천천히 걷는 것을 ‘파킨슨병 걸음’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그만큼 파킨슨병이 있는 사람에게 흔합니다.

끝으로, 아직 걷기에 서툰 어린아이들은 발끝으로 걸을 수 있는데요. 꼿꼿하게 걷는 자세를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정상적으로 걸어야 할 나이에도 계속해서 발끝으로 걷는다면 건강상 문제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뒤꿈치가 바닥에 닿기 불편할 정도로 아킬레스건이 짧을 수도 있고, 뇌성마비나 근육 위축증 등으로 근육을 제대로 쓰기 어렵기 때문일 수도 있고, 자폐 장애가 있는 아동에게서도 볼 수 있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진행자: 듣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시간 건강 IN, 평소 걸음걸이만 잘 관찰해도 생각보다 많은 건강 이상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건강 IN을 통해 짚어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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