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브리핑] 호주 주류 시장 파고드는 대한민국 '김치'

Korean kimchi is one of many traditional fermented foods.

Korean kimchi is one of many traditional fermented foods.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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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김치의 호주 주류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호주가 한국의 5대 치 수출 시장으로 등극했다.


박성일 PD (이하 박성일): 호주 생활 경제를 짚어보는 ‘주간 경제 브리핑’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일 프로듀섭니다.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경제 브리핑 시간에는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의 강지선 과장님과 함께 '월간 코트라 경제동향' 시간 진행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한국 업체들의 호주 진출 이야기’를 살펴보고 있는데요, 강지선 과장님 오늘도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코트라 강지선 과장 (이하 강지선): 안녕하세요.

박성일: 네, 오늘의 대화 주제는 바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음식! 김칩니다. 한국인의 자랑인 김치의 수출국 5위가 바로 호주라고요?

강지선: 우리나라의 주요 김치 수출 대상국은 일본, 미국, 홍콩, 대만, 호주 순으로 높아 호주가 5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김치 수출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서구권 국가 중 미국 다음으로 호주에 김치 수출량이 높고요. 한국의 대 호주 김치 수출액은 2019년 기준 348만 달러로 전년대비 12% 증가해 총 수출량은 1105톤에 달합니다.
Kimchi Export
한국의 김치 수출국 순위 (자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Source: KOTRA
박성일: 한인 동포들이야 김치가 몸에 좋고 맛도 좋다는 사실 모를 리가 없는데요. 호주에서도 이렇게까지 김치가 인기를 끄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호주에서 김치 인기의 비결,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강지선: 우선 호주 소비자들 사이에서 김치가 세계적인 발효음식으로 건강식인 동시에 채식 메뉴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대형 슈퍼마켓 체인, 유기농 식품점과 같은 메이저 유통망에 입점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주요 소비층이 한국 교민들과 아시아계 이민자에서 현지인들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김치를 주제로 김치의 역사, 레시피, 구매 방법, 맛있게 먹는 법 등을 자세히 소개한 호주 언론 매체도 쉽게 찾아볼 수 있고요. 과거 한국 식당에서 맛볼 수 있던 김치를 현지 레스토랑, 카페, 펍에서 김치 샐러드, 김치 샌드위치, 김치 버거와 같이 현지화된 메뉴로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호주 마스터셰프 출신의 스타 쉐프인 Poh Ling Yeow는 Poh’s Kitchen이라는 TV프로그램과 Tasting Australia Festival에서 김치 클래스를 진행하는 등 김치 홍보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시드니에 위치한 한국문화원에서 진행하는 김치 만들기 수업에도 한인보다 현지인의 참여율이 더 높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박성일: 그렇군요. 분명히 반가운 소식인데요.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면서 사실 호주 내 대부분의 사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식당들도 배달 음식이나 포장 음식만 가능한 상태고요. 늘어나던 김치 수요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혹시라도 한풀 꺾이지 않았을까 걱정도 되는데요.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강지선: 네 저희도 그 부분이 걱정되어 현지에서 김치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교민 기업에 현재 상황에 대한 문의를 드렸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호주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면서 김치에 대한 인기는 변함이 없다고 합니다. TV 방송을 통해 김치와 같은 발효식품이 유산균이 풍부하고 면역력 증진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김치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있고요. 멜버른에 위치한 코리아 김치의 경우에도 판매율이 급증해 공장에 자동화 생산 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박성일: 그렇군요. 처음에 우리가 고국인 한국의 입장에서 김치 수출 동향을 잠깐 살펴봤는데요. 그렇다면 궁금한 게 호주에서 우리가 먹고 있는 김치들은 한국에서 모두 수입을 해오는 건가요?

강지선: 호주 시장에서 유통되는 김치의 대부분은 한국과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수입액은 2018년도에 300만 달러를 돌파했으며 지속 수입액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최근 Costco에 한국산 한성김치가 입점했고 Coles, Woolworths와 같은 대형 슈퍼마켓에서 판매 중인 The Goods 라는 호주 브랜드 김치도 한국에서 생산해 수입되고 있습니다. 김치를 찾는 호주인이 증가하면서 향후 수입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성일: 그렇군요. 이렇게 수입되는 김치 외에도 호주 내에서 김치를 생산하는 업체들도 많은 걸로 아는데요. 어떤가요?
KOTRA Melbourne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 강지선 과장 (월간 코트라 경제동향) Source: Supplied
강지선: 현지 미디어, SNS 등을 통해 김치의 효능과 레시피 등이 널리 알려지면서 호주에서 직접 김치를 생산하는 호주 식품업체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Kehoe’s, Keep it Cleaner, kimchi Club, Gaga’s와 같은 김치 브랜드가 있는데요. 차이점을 설명드리자면 한국산 김치의 대부분은 500g부터 5kg까지 전통적인 맛의 김치로 플라스틱 용기, 봉지, 박스에 대용량으로 판매하고 있고요. 호주 브랜드의 경우는 400g 내외의 소용량 포장이 일반적이고 유기농 배추, 마늘, 생강 등을 넣어 프리미엄 또는 비건식으로 제조합니다. 안에 내용물이 잘 보이도록 투명 플라스틱 용기 또는 병에 담겨 있으며, 중간에 'Kimchi'라는 제품명을 크게 새겨 소비자들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라벨링이 된 것이 특징입니다.

박성일: 이야기를 듣고 보니까 정말 우리 김치가 호주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되는데요. 최근에는 동네 아시안 마켓을 가면 손쉽게 김치를 볼 수 있고요, 대형 마트에서도 김치를 팔고 있단 말이죠.

강지선: 네 Coles, Woolworths, Costco, IGA와 같은 현지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서 모두 김치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우선 호주에서 최초로 유기농 인증을 받은 Kehoe’s Kitchen Organic Kimchi가 Woolworths에 입점을 했고요. Keep it Cleaner 라는 현지 브랜드의 김치도 대형 슈퍼마켓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이 김치의 경우 멜버른의 코리아 김치 공장에서 생산되어 호주 전역으로 공급되고 있고요. 코스트코에 한국산 김치가 진열되어 있는 모습도 많이 보셨을 것 같습니다.

박성일: 네, 방송을 마치자마자 일단 김치에 흰밥 한 수저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네요. 서울식품전이 원래 지난주에 열릴 예정이었는데 9월로 지연되면서 이번 주 25일부터 27일까지 화상상담회를 개최하게 되었다고요. 무역관에서 자사 브랜드로 한국에서 김치를 생산해서 수입하고자 하는 호주 기업을 지원해 드리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이 얘기도 좀 해 주시죠.

강지선: 네 한국 최대 규모의 식품 전문 전시회인 서울식품전이 온라인 전시관을 열고 해외 바이어 800개 사가 참가하는 화상상담회를 개최했습니다. KOTRA에서 추진한 비대면 사업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올 초에 호주 식품 수입업체 20개 사에서 5월에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던 서울식품전에 참가 신청을 했었는데요. 한국을 방문하지 못하게 된 호주의 바이어들과 한국 전시업체들이 화상상담을 통해 미팅을 가졌습니다.

이번 화상상담회에 참여한 호주 바이어 중에도 김치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있었는데요. 유럽에서 식품을 수입해 슈퍼마켓 체인과 레스토랑에 납품하는 벤더입니다. 최근 고객사로부터 김치에 대한 문의가 많아 자사 브랜드로 김치를 생산할 수 있는 한국 업체와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현지 소비자들은 100% 비건을 선호한다고 하더라고요. 콜리플라워, 베이비 당근, 케일, 적양배추 등 건강식 야채를 활용한 김치를 선보이고 싶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산 김치가 현지 메이저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적 접근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지 김치 브랜드의 경우 대부분 소비자가 구매하기에 부담 없는 소용량 사이즈로 출시하고 패키징에 채식, 천연성분, 유산균, 발효 등의 건강식 이미지를 부각시켜 프리미엄 식품으로 공략하고 있는 점을 참고해야 합니다. 또한 김치의 역사, 효능, 원료, 맛있게 먹는 법 등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라벨에 적어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돕는 것도 필요하고요. 현지에서 김치 브랜드를 출시하려는 식품업체가 증가하는 만큼 생산 협력을 통해 한국의 전통적인 방식을 지키되 원료, 패키징 등을 현지화해 한국산 김치를 호주 시장에 전파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박성일: 네, 알겠습니다. 오늘은 건강식 열풍을 타고 호주 메이저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인의 음식 ‘김치’에 대한 이야기,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의 강지선 과장님과 이야기 나눠 봤습니다. 오늘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단의 팟캐스트 버튼을 클릭하시면 방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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