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브리핑] 호주에 부는 블랙 프라이데이 인기 “크리스마스 영업에는 타격?”

Christmas shop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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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블랙 프라이데이가 인기를 끌면서 크리스마스 매출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12월 첫 주를 맞아 크리스마스 쇼핑과 크리스마스 광고에 대한 소식 준비했습니다.


박성일 PD(이하 사회자): 주간 경제 브리핑 함께하고 계십니다. 계속해서 강혜리 리포터와 함께 호주 생활 경제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강혜리 리포터, 안녕하세요?

강혜리 리포터(이하 리포터):  안녕하세요,  SBS 애청자 여러분,  매주 여러분의 생활에 밀접한 경제 뉴스를 가져오는 강혜리 입니다.

사회자: 오늘은 어떤 소식 가지고 오셨나요?

리포터: 이제 12월이 됐잖아요. 2019년도 이제 마지막 달에 접어 들었는데요. 12월 하면 뭐가 생각나시나요?

사회자:  12월 하면 아무래도 크리스마스가 생각나죠. 호주에선 크리스마스가 정말 큰 명절이잖아요.

리포터: 그렇죠. 한국도 크리스마스 전후로 여러 가지 연말연시 이벤트가 일어나지만요, 호주의 크리스마스는 정말 명절 분위기인 것 같아요. 가족들도 다 모이고, 음식도 많이 하고요.

사회자: 그럼 오늘의 주제는 크리스마스인가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호주 어디에 계시던, 이제 거리거리에 성탄 빛이 완연할 텐데요. 벌써 가게들은 10월부터 성탄 관련 용품을 팔기 시작했고요.

사회자: 저도 크리스마스를 좋아하긴 하지만, 할로윈 용품이랑 크리스마스 용품이 같이 전시된 걸 보면 좀 너무한다 싶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각종 비즈니스들은 이때만 기다렸겠죠?

리포터:   그렇습니다. 백화점, 레스토랑, 슈퍼마켓 등등 오늘만을 기다렸겠죠? 하지만 세계 4대 회계 법인, 딜로이트 (Deloitte)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꼭 그렇지마는 않은 것 같습니다.

사회자:  그렇네요. 가져오신 조사 결과를 보니 리테일 분야 종사자들은 크리스마스 소비에 대해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네요.

리포터: 단 62%만이 크리스마스 기간 수입에 대해 희망적이었는데요. 이건 작년 80%보다 훨씬 더 줄어든 전망입니다. 한편 40%는 오히려 마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어요.

사회자: 정말 의외인데요? 호주 경제가 작년보다 그 정도로 많이 나빠진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리포터: 아무래도 인터넷 소매점들과의 경쟁이 주요 요인 같습니다. 저만해도 책은 시내 대형 서점에서 구경하고 구매는 최저가로 배송하거든요. 웬만하면 그냥 사고 싶은데 가격 차이가 너무 많이 날 때가 있어서요.

사회자: 그럴 수도 있겠네요. 요즘은 제품 리뷰를 볼 수 있는 곳도 많잖아요. 아예 가게를 가지 않고, 검색으로 정보를 얻은 후에 바로 가격 검색해서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분들도 많고요.

리포터: 특히 바로 지난주가 블랙 프라이데이였잖아요? 호주 우체국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사이버 먼데이 4일 동안 온라인 쇼핑이 호주 역사상 최대를 기록했대요. 2017년보다 30%나 늘어난 수치였다고 합니다.

사회자: 저희 SBS도 보도했었는데요. 작년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은 무려 4억 달러였다고요. 블랙 프라이데이는 원래 미국의 쇼핑 행사였는데, 점점 호주에서도 보편화되고 있죠? 딜로이트 조사에서도 39%의 소매점이 블랙 프라이데이같이 크리스마스 전 세일을 하겠다고 응답했고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작년보다 8% 상승한 수치인데요.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 명절인 추수감사절 다음 금요일이죠? 추수감사절을 쇠지 않는 호주에선 블랙 프라이데이만 열심히 따르고 있는 것 같아요. 오프라인 상점들도 요즘은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을 하고 있고요.

사회자: 호주도 원래 블랙 프라이데이가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아주 다른 의미죠. 원래 1939년 큰 산 불로 79명이 사망했던 날을 뜻하는데요. 지금도 호주 여러 지역에서 큰 산불 때문에 피해가 많은데… 이름을 좀 못마땅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포터: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가 연결돼 있으니 어쩔 수 없을 거 같아요. 호주 가게들이 이런 유행을 따르지 않으면 호주 소비자들은 그냥 미국 온라인 상점에서 물건을 사면 되니까요. 구매자를 빼앗기는 거나 마찬가지죠. 아랍 에미리트에서조차 블랙 프라이데이를 본 뜬 화이트 프라이데이를 지낸다고요.

사회자: 이런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58%의 온라인 소매점들은 크리스마스 기간 매출이 10% 나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고요? 오프라인 소매점보다는 조금 나은 응답 같은데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도 작년보다 20%나 떨어진 수치라고 합니다. 작년엔 79%였대요. 말씀드린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이 새로운 쇼핑 시즌으로 각광받으면서, 기존의 크리스마스, 박싱데이, 뉴 이어스 데이 등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12월 쇼핑 시즌 매출은 오히려 떨어졌다고요 해요.

사회자: 그럴 수 있겠네요. 올해도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사이버 먼데이까지 호주 내 매출이 1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죠. 저만해도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면서 뭘 많이 사게 되지 박싱 데이는 좀 필요한 것 위주로 사게 되더라고요. 또 크리스마스를 신나게 보내신 분들 같은 경우엔 박싱 데이에 일찍 일어나 쇼핑 가기도 좀 피곤하실 테고요.

리포터: 한편 이런 추세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 기간의 소매점 아르바이트 자리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사회자: 고등학교 졸업한 친구들과 학생들이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아르바이트 중 하나가 바로 이 크리스마스 기간 아르바이트일 텐데요. 이 시기에는 급여 조건도 좋고요.

리포터: 그렇죠. 공휴일에 일하니까요. 크리스마스 기간 일자리들은 보통 8월부터 10월까지 나오는데요. ABC에 따르면 주요 3대 구인 사이트에서 구인 광고가 22%나 줄었다고 합니다.

사회자: 학생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네요. 한편 딜로이트는 소매점들에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물었는데요. 지난 전국 조사, 더 오스트레일리아 톡스 (The Australian Talks)에 따르면 환경 문제가 호주인을 밤잠 설치게 하는 문제 1위로 지목됐습니다만, 결과는 어땠습니까?
리포터: 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절반 이하인 42%만이 사회, 도덕적, 환경적인 책임이 자사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했습니다.

사회자: 굉장히 의외의 소식이네요. 안타깝기도 한데요. 최근 크리스마스를 좀 더 환경친화적으로 보내자는 메시지들이 많이 들려오잖아요.

리포터: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몇 가지 정리해 봤습니다. 먼저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인데요. 크리스마스 쓰레기는 선물, 장식, 음식물 등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하는데요. 장식이나 포장지에 1회 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음식은 필요한 만큼만 하는 게 필요하겠죠?

사회자: 좋은 생각이네요. 또 크리스마스 바비큐 하시는 분들도 1회 용품 사용을 자제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카드 대신 문자나 이메일로 크리스마스 겸 새해 인사를 하는 건 이미 많이 하고 계신 것 같고요.  

리포터:  전 크리스마스 선물 포장을 신문지나 쇼핑백으로 해요. 신문지에 아이와 색칠을 하거나 리본 같은 것만 좀 곁들여서요. 그러기 어려운 분이면 쇼핑백을 쓰는데요. 다시 쓸 수 있으니까요.

사회자: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요. 또 중고 용품 가게를 활용하는 법이 있네요? 틴슬 같은 트리 장식들을 여기서 많이 살 수 있다고요.

리포터: 의외로 좋은 선물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 원하지 않는 선물을 받았다면 여기에 기부할 수도 있고요. 한편, 노던 테리토리 비니스(Vinnies)에서는 어려운 가정의 어린이들도 선물을 받을 수 있게 700개의 선물 기부를 받는다고 합니다.

사회자: 정말 많은 아이들이 1년 내내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잖아요. 산타 할아버지가 가난한 어린이들도 방문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좋은 기획인 것 같습니다.  또 산불 피해를 받은 호주인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어필도 진행 중이고요.

리포터: 크리스마스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로 물건 대신 경험을 선물하라는 조언이 있었는데요. 다 같이 여행을 가거나 하나의 경험을 하는 것도 좋지만, 가족들과 함께 자선을 하고 그 자선 증서를 트리에 걸어 놓는 것도 크리스마스의 진짜 취지에 맞는 일인 것 같습니다.

사회자: 그렇네요. 어린이들이 받는 것뿐 아니라 주는 것도 경험할 수 있고,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기회일 것 같습니다.

리포터: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 하면 크리스마스 시즌 광고를 빼놓을 수 없죠? 애청자 여러분들께 멈브렐라 (Mumbrella) 가 뽑은 올 시즌 최고의 크리스마스 광고를 소개해 드리려고 하는데요.

사회자: 올해는 어떤 재미 있고 감동적인 광고가 있었나요?

리포터: 멈브렐라에서 올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광고 중 하나는 마이어의 “Christmas Is Where We Are” 이란 광고였는데요. 크리스마스를 맞아 바닷가로 캠프를 간 소녀가 산타 할아버지가 자기를 못 찾으면 어쩔까 걱정하며 산타를 위해 여기저기 표지를 남겨놓는 내용이에요.

사회자: 아, 저도 그 광고 텔레비전에서 봤습니다. 동심이 생각나는 광고였는데요.  마지막에 가족들이 크리스마스 불빛으로 바닷가에 산타 할아버지가 볼 수 있게 커다란 화살표를 그려주죠?

리포터: 맞아요. 더운 크리스마스와 캠핑이란 호주식 크리스마스를 잘 살린 광고라는 평이었고요. 또 하나의 좋은 광고는 “Give Me Something Good”이라는 ING의 광고였는데요.

사회자: 이거 정말 색달랐죠. 크리스마스 다음날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를 치우면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개사해서 부르는 광고 맞죠?

리포터: 맞습니다. 광고에 따르면 천만 개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쓰레기통으로 간다고 하는데요. 이런 선물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기부를 하거나, 처음부터 정말 필요한 것만 사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사회자: 이 광고 말고도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광고가 많이 있었죠? 다양성과 평등을 테마로 해서요. 성 평등을 테마로 한 바디샵 광고도 있었고요.

리포터: 네. 오피스웍스랑 레고 광고도 흥미로웠는데요. 둘 다 동양인이 나오거든요. 크리스마스 가족들이 모여 다 같이 선물을 뜯는 장면에는 보통 백인 가족만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피스웍스 광고에선 동양인 가족도 등장해요.

사회자: 레고 광고도 재미있네요. 어려움에 처한 산타 할아버지 레고를 삿갓을 쓴 무림 고수 느낌의 할아버지 레고가 도와주는 내용이에요.

리포터: 네. 이렇게 크리스마스 광고에도 기존의 불우이웃 돕기 같은 메시지 외에 사회적 메시지가 많이 담긴다는 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최근의 소비자 동향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자: 재미있네요. 오늘 12월 첫 주를 맞아 크리스마스에 대해 소매업 상황부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크리스마스의 취지에 맞는, 모두가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길 바라면서요. 강혜리 리포터, 유용한 정보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리포터: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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