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비자 소지자들의 깊어지는 시름… “코로나19로 모든 꿈이 깨졌다”

코로나19 사태에 호주에서 일자리를 잃고 복지 혜택까지 받을 수 없는 임시 비자 소지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Sourabh Sanam and Manoj Rathod have been stood down from their jobs

Sourabh Sanam and Manoj Rathod were stood down from their hospitality jobs last week. Source: SBS News

시드니 고급 레스토랑에서 인턴 주방장으로 일하던 수라브 사남 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주 일자리를 잃고 지금은 집세도 내지 못할 형편에 직면했다. 호주에서 복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남 씨는 언제 인도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막막한 상태다.

407 트레이닝 비자를 소지한 27살의 사남 씨는 다른 직장을 알아볼 수 없으며, 실직 후 2개월 안에는 호주를 떠나야 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호주와 인도 모두 해외여행을 금지한 상황이기에 고국으로 돌아갈 방법 역시 찾을 수가 없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이미 실직을 했거나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한 임시 비자 소지자는 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남 씨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저축해 둔 돈으로 매일매일 음식 등의 생필품을 구입해야 하고 집세를 내야 한다”라며 “간신히 몇 달을 버틸 수 있는 상황으로 친구나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지금 상황은 너무나 힘들다”라고 말했다.

사남 씨는 주방장 트레이닝을 받기 위해 2019년 말 호주에 도착했다.

사남 씨는 재정적으로 자신을 지원해 온 인도에 있는 아내와 부모님이 더욱 걱정된다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지난주 가족이 있는 도시는 봉쇄됐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이 봉쇄됐기 때문에 더 이상의 소득은 없다”라며 “지난주 월요일부터 일을 그만뒀기 때문에 호주 정부가 어떤 도움을 줘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꿈이 깨졌다”

사남 씨의 전 직장 동료이자 인도에서 온 마노즈 로토드 씨는 호주에서 주방장이 되겠다는 자신의 꿈을 이뤄냈다. 하지만 로토드 씨는 코로나19가 발병하며 호주에 있는 식음료 업계가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됐다고 말했다.

23살의 로토드 씨는 “지난 10년 동안 호주 내 식음료 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고 문을 닫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라며 “빠르게 변했다. 어느 날 직업을 가졌지만 다음날 직장이 사라지고 말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꿈을 가지고 이곳에 왔지만 모든 꿈이 무너져 버렸다. 인도에서 온 다른 친구들 역시 모두 같은 처지에 처해있다. 서로를 도우려고 애쓰고 있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Manoj Rathod worked as a chef at a high end restaurant in Sydney.
Manoj Rathod worked as an intern chef at a high-end restaurant in Sydney. Source: Supplied
1년 비자를 소지한 로토드 씨 역시 지정된 스폰서가 아닌 다른 업체에서는 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로토드 씨는 현재의 경제 위기를 감안할 때 연방 정부는 임시 비자 소지자들의 비자 규제 완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자 규제가 완화되고 일할 수 있게 된다면, 다른 회사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면 정말 좋겠다”라고 말했다.

재정적 지원은 없다

사남 씨와 로토드 씨와 같은 임시 비자 소지자들은 호주 시민권자와 일부 영주권에게 지급되는 정부의 복지 수당을 받을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는 월요일 특수 비자로 분류된 444비자를 소지한 뉴질랜드인들은 새로운 취업자 수당을 받을 수 있지만, 임시 비자를 소지한 다른 나라 출신 근로자들은 복지 수당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노조협의회(ACTU: Australian Council of Trade Unions)’는 “연방 정부가 임시 비자 소지자들에 대한 보호를 검토해야 한다”라고 촉구하고 있다.

호주노조협의회의 마이클 오네일 위원장은 “임시 비자 소지자들이 다른 근로자들과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자 제도를 통해 일하는 사람들의 일은 보호받아야 할 중요한 일”이라며 “그들은 이곳에 있고 여행 금지 조치로 이곳을 떠날 수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 돈 없이, 음식을 구입하거나 스스로를 돌볼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이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노동당에서 이민과 시민권 정책을 담당하는 앤드류 자일스 의원은 모리슨 정부가 호주에 갇혀있는 임시 비자 소지자들에게 어떤 지원을 했는지 윤곽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자일스 의원은 “코로나바이러스는 누군가의 비자 상태에 따라 차별을 두지 않는다”라며 “비자 상태에 상관없이 사람들이 검진을 받고, 자가 격리를 하고,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우리 모두가 코로나19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내무부 대변인은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호주에서의 체류 연장을 원하는 외국인은 해당 부처의 웹사이트에 있는 정보를 찾아본 뒤 다른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대변인은 “모든 비자 신청은 코로나19로 강화된 국경 조치와 신청자의 개별적인 상황을 고려해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무부는 이와 함께 비자 신청자들이 자신의 현재 비자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새로운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호주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거리를 1.5미터 이상 유지해야 합니다가족 혹은 함께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함께 길을 걷거나 모일 수있는 사람의 수는 2명에 한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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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31 March 2020 5:52pm
By Lin Evlin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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