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근무 시간”… 초과 근무에 대한 근로자의 권리는?

직장 생활 중 평소 근무 시간을 넘어서 초과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 직원들에게 초과 근무 요청을 거절할 권리가 있을까?

A woman working at a laptop on a round wooden table

Staff expect more flexibility to work from home post-pandemic. Credit: Tram Mau Tri Tam

멜버른에서 선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는 카메론(가명) 씨는 종종 하루 종일 일을 하곤 한다.

45살인 카메론 씨는 “언제라도 웹사이트가 다운되면 회사에서 즉시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있다”라며 “회사가 그런 걸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카메론 씨는 자신이 일하는 업계에서 초과 근무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카메론 씨는 “요즘에는 다들 그렇게 한다. 회사에서 원할 때 추가 근무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라고 말했다.

카메론 씨는 실리콘밸리의 업무 방식이 자신의 직장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메론 씨는 “개인적으로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이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법이 규정한 직장에서의 적절한 근무시간은 과연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논쟁이 늘고 있다.

전 Change.org 대표이자 무소속 모니크 라이언 의원의 비서실장으로 몇 달간 일한 샐리 러그 씨는 올해 초 “주당 70시간 이상, 상식을 벗어난 시간만큼의 업무를 요구받고 불합리하게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연방 법원 판사는 지난 3월 라이언 의원이 러그 씨를 계속 고용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판결했다. 두 사람은 곧 재판 일정을 결정하게 되며 몇 주 안에 공청회가 시작될 예정이다.

아직 진행 중인 사건이지만 이번 일로 근로 시간과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대화가 촉진됐다.

추가 업무에 대한 규정은?

시드니 체임벌린스 로펌의 안토니아 타한 변호사는 직원들이 초과 근무 조항이나 합리적인 추가 업무 시간을 알기 위해서는 기업 협약서나 계약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타한 변호사는 “직원들이 기업 협약 하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계약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근로 옴부즈맨은 풀타임 직원의 근무 시간을 주당 38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외의 초과 시간은 통상적인 근무 시간 외, 합의된 시간 외 근무로 정의한다. 직원은 불합리하다고 느낄 경우 회사에 더 머물러 달라는 요청을 거절할 수 있다.

타한 변호사는 “합리적인 추가시간’ 이라는 용어가 법률로는 정의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은 사례 별로 추가시간의 의미를 정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타한 변호사는 “무엇보다 직원들이 자신의 권리와 자격을 정확히 알고 올바르게 보상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Antonia Tahhan is an associate solicitor in corporate, commercial and workplace law
Antonia Tahhan is from Chamberlains Law Firm. Source: Supplied
타한 변호사는 또한 많은 직원들이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는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타한 변호사는 “새벽 3시에 근무지로 나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이 경우에는 오후 5시에서 다음날 아침 9시 사이에 적용되는 밤샘 근무 수당이 추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타한 변호사는 초과 근무 문제도 있지만,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하거나 데이터 침해와 같은 사고가 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타한 변호사는 새벽 4시 30분에 일을 마치고 몇 시간 후에 다시 아침 출근을 한 직원의 사례를 들며 “만약 모든 사람들이 새벽 4시 30분까지 일을 하고 있다면 당신도 따라잡아야 한다고 생각을 할 것”이라며 “회사가 여러분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할 때 이 업계에 머무르는 것은 매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몇달 동안 초과 근무와 관련된 사건들이 법원을 강타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 노조는 최근 매니저 4명을 대신해 NAB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직원들에게 과도하고, 안전하지 않고, 불합리한 근무 시간을 요청했다는 것이 소송 이유다.

법무법인 고든 리걸 역시 훈련과 추가 근무에 대한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입 의사들을 대리해 집단 소송을 제기 중이다.

이들은 고용주들이 산업 협약에 따라 초과 근무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기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타한 변호사는 “공정근로 옴부즈맨의 최신 보고서를 살펴보면 식음료 업계와 대기업 분야에서 이런 문제가 만연해 있음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시드니 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안젤라 녹스 부교수는 일이 더 치열해지고 노동력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녹스 부교수는 “일과 삶의 균형을 잃은 사람들이 많다. 팬데믹 기간동안 매우 집중적으로 일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아마 조용히 일을 그만둘 수도 있고 계속 일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녹스 부교수는 많은 근로자들이 무엇이 합리적인 초과 근무 요청인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Aerial view of a woman working on a laptop
Staff working from home can find it hard to separate their life from their job. Source: AAP

초과 근무에 대한 근로자의 권리는?

타한 변호사는 공정근로법 62조가 합리적인 요청을 규정하고 있다고 말한다.

공정 근로법은 합리적인 시간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사업의 필요성, 개인적인 상황, 통보, 업계의 일반적인 업무 형태, 직원의 역할과 책임 수준, 여기에 직원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측면 등이 고려되야 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타한 변호사는 “직원이 온라인 상태에서 이메일을 받고 평소 근무 시간 외에 근무해야 하는 경우라면 합리적인 추가 시간으로 간주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공정근로 옴부즈맨은 불합리한 요구일 때는 피로 등의 요소를 고려해 직원이 초과 근무를 거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타한 변호사는 재택 근무를 하는 직원들도 나쁜 초과 근무 습관을 들일 수 있다며 업무에 대한 선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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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7 March 2023 8:52am
By Stephanie Corsetti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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