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ysis

전 국민 무료 일반의 진료?... “재정 여유 있어도 시행 어려운 이유는?”

장 교수와 삭스비 연구원은 전 국민을 위한 벌크빌링 제도가 예산 상황으로는 현실 가능해 보일 수 있지만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ulk billing sign on window of a GP clinic.

Incentives for GPs to bulk bill may not work across Australia. Credit: Rose Marinelli/Shutterstock

본 기사는 멜버른 대학교의 위팅 장 보건 경제학 교수와 멜버른 대학교 산하 멜버른 연구소의 카리나 삭스비 연구원의 ‘더 컨버세이션’ 기고문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건강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가는 많은 호주인들에게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정부는 환자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서 일반의(GP)에게 벌크빌링을 장려하고 있다.

멜버른 대학교 위팅 장 교수와 멜버른 연구소의 카리나 삭스비 연구원은 더 컨버세이션 기고문에서 “일반의들이 벌크빌링을 하기에는 현재의 인센티브가 충분치 않다”며 “벌크빌링 청구율을 높이고 건강 시스템을 보다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의료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벌크빌링, 어떻게 작동하나?

최근 몇 년 동안 정부는 일반의(GP)에게 벌크빌링을 장려하기 위해서 다양한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있다. (이 경우 환자는 본인 부담금을 지불하지 않는다)

정부가 가장 최근에 도입한 제도는 “트리플 벌크빌링 인센티브(triple bulk-billing incentives)"로 줄여서 “트리플 보너스(triple bonus)”라고 불린다. 이 제도는 2023년 1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A doctor checks a young patient's chest with a stethoscope.
Bulk bulling children is a long-term investment, which may delay onset of diseases, and prevent intergenerational poverty and poor health. Credit: Shutterstock
이 제도 하에서 대도시에서 일하는 일반의는 컨세션 카드 소지자나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벌크빌링을 할 경우 20달러 65센트의 보너스를 받게 된다.

지방 혹은 외딴 지역에서 일하는 일반의라면 31달러 35센트에서 39달러 65센트의 보너스를 추가로 받는다. 이 같은 보너스는 일반의가 받는 정기적인 메디케어 리베이트 외에 추가로 지급되는 것이다.

이같은 인센티브 제도가 벌크빌링을 촉진하는 데 효과가 있는지를 조사한 위팅 장 교수와 카리나 삭스비 연구원은 도시와 지역 별로 반응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도시 지역 일반의의 반응

장 교수와 삭스비 연구원은 트리플 보너스 제도가 대도시에서 일하는 일반의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지역의 보너스는 현재 환자들이 내는 본인 부담금보다 훨씬 적다. 다시 말해서 도시에서 일하는 일반의들이 벌크빌링을 하게되면 환자에게 청구해서 얻는 수입보다 수입이 더 적어진다. 따라서 이 보너스 제도는 의사들이 벌크빌링을 하도록 돕는 충분한 인센티브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예를 든다면 멜버른 광역권에서 벌크빌링을 하지 않는 일반의를 방문할 경우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평균 비용은 30달러에서 56달러 사이로, 이는 대도시 지역에서 일반의가 벌크빌링을 통해 받는 트리플 보너스 20달러 65센트보다 훨씬 높다. 멜버른 외에 다른 대도시에서도 이와 비슷한 패턴을 볼 수 있다.

지방에서 일하는 일반의의 반응

하지만 지방이나 외딴 지역에서 일하는 일반의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지방에서 환자들이 일반의를 방문할 경우 본인이 부담하는 평균 부담금은 28달러에서 52달러 사이다. 외딴 지역의 경우는 32달러에서 123달러 사이로 격차가 크다.

호주 본토 중 가장 본인 부담금이 높은 경우는 79달러였고, 로드 하우 아일랜드의 경우 123달러로 환자들이 가장 비싼 본인 부담금을 내고 있었다.

환자들이 내는 부담금이 보너스 금액보다 적은 경우라면 이 같은 인센티브 제도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일반의 입장에서 벌크빌링을 하는 것이 재정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뜻으로, 반대로 환자 본인 부담금이 보너스보다 높은 경우라면 의사들의 벌크빌링에 대한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래 지도는 호주 전역에서 환자 본인의 부담금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서 일반의들이 벌크빌링을 이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을 알 수 있다.

전 국민을 위한 벌크빌링?

지역이나 환자의 컨세션 카드 소지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일반의의 벌크빌링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모든 일반의 서비스에 벌크빌링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연간 약 9억 5000만 달러가 필요하고, 일반의와의 대면 상담에 연간 7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계산된다.

정부는 ‘트리플 보너스’ 인센티브를 위해 5년에 걸쳐 35억 달러를 배정했고 이는 연간 7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이다.
Medicare card, $20 and $50 notes
Could Medicare afford universal bulk billing? We say ‘yes’, with caveats. Credit: Robyn Mackenzie/Shutterstock
장 교수와 삭스비 연구원은 전 국민을 위한 벌크빌링 제도가 예산상으로는 현실 가능해 보일 수 있지만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국민 벌크빌링과 무료 일반의 방문을 장려할 경우 정말 급하게 의사를 만나야 할 환자들의 대기 시간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교수와 삭스비 연구원은 전 국민 무료 벌크빌링은 더 많은 사람들이 무료로 일반의를 방문토록 장려하는 것으로, 정말로 치료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서 의사의 한정된 자원을 빼앗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모든 사람에게 무료 일반의 방문을 제공하는 것은 예산 범위 안에서 가능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효율적이거나 지속 가능한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The bar chart displays the percentage change in bulk billing rate by electorate for the year 2023.
Breakdown – 2023 Bulk Billing Rate Change. Credit: Cleanbill, Electorate Breakdown Report.
하지만 장교수와 삭스비 연구원은 “일반의 방문을 위해서 환자들이 50달러 이상을 지불하기엔 비용이 너무 많이 들며 의료 시스템의 효율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치료비가 비싸 환자들이 병원에 갈 여유가 없을 경우 초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고 결국 더 비싼 병원비나 응급실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어떤 균형이 필요한가?

장교수와 삭스비 연구원은 1차 진료를 더욱 저렴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균형이 필요하다며 아래 다섯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컨세션 카드 소지자나 어린이들은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무료로 1차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의료 서비스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더욱 공평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벌크빌링은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로 봐야 한다.

둘째, 지방과 외딴 지역에 사는 환자들에게 무료로 1차 진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현재 일반의들이 청구하는 환자 부담금과 트리플 보너스를 일치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반의와 정부가 공정한 가격을 평가하고 협상할 수 있다.

셋째, 메디케어가 의사에게 일반의 방문 비용을 지불하는 ‘메디케어 리베이트’를 인상할 수 있다. 위에서 보장되지 않는 환자들은 한번 병원을 방문할 때 20달러에서 30달러 사이를 지불한다. 필요 이상으로 1차 진료를 이용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 만큼의 저렴한 금액이라는 것이 장교수와 삭스비 연구원의 의견이다.

넷째, 꼭 필요한 환자들이 일반의를 만나야 하는 시간을 빼앗는 불필요한 일반의 방문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

다섯째, 환자의 치료 결과를 개선하고 고품질의 예방 치료를 제공하는 일반인에게 보상을 제공하고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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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4 June 2024 12:03pm
By Yuting Zhang, Karinna Saxby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The Convers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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