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범위한 지역사회단체 ‘국가 반인종차별 전략’ 요구

인종차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급증하는 가운데 지역사회단체들이 새로운 국가 반인종차별 캠페인 마련에 힘을 모으고 있다.

FECCA chair Mary Patetsos

FECCA chair Mary Patetsos. Source: SBS News

단체들은 경찰, 의료, 주택, 교육, 고용 전반에 걸쳐 인종차별이 만연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초당적인 국가 반인종차별 전략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캠페인 마련에는 호주소수민족위원회(Federation of Ethnic Communities Councils of Australia /FECCA), 전국원주민통제보건기구(National Aboriginal Controlled Health Organisation), 난민희망자자원센터(Asylum Seeker Resource Centre), 호주노조협의회(Australian Council of Trade Unions) 등이 동참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공개서한을 발표하며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한 호주 사회에서의 인종차별 사례 급증에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공개서한에서는 “호주 사회와 관행이 이어지는 여러 기관에서 인종 차별적 학대와 공격이 증가하는 점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염려스러운 추세가 우리 다문화 사회의 사회적 결속력을 위협하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서 호주 내 인종차별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호주는 안전하지 않은 곳이라고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호주 정부는 중국 고위 관료들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일축하며 호주는 성공적인 다문화 사회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호주소수민족위원회(FECCA)의 메리 패테토스 의장은 “최근 들어 증가한 인종차별 민원은 인종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요청(wake-up call)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어서 “드러나는 인종차별과 싸우기 위한 광범위하면서도 구체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월 이후 인권위원회에 제기된 인종차별에 대한 민원 사례를 살펴보면 전체 민원의 1/3 가량이 코로나19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월 한 달간 인종차별법에 따른 민원 건수 역시 다른 때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싱크탱크 그룹 ‘퍼 캐피타(Per Capita)가 반-중국 인종차별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4월 초 이후 아시안 호주인을 대상으로 벌어진 인종 차별적 공격은 400여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퍼 캐피타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오스몬드 치우 씨는 인종차별적 공격이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종차별은 물리적인 공격이나 어떤 악의적인 행동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존재한다”라며 “그동안 일어난 일들을 보면 인종차별이 무엇인지에 대해 사람들이 정말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극명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알란 터지 다문화 장관 대행은 호주의 환영하는 자세와 다양한 사회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로 마스터 셰프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멜리사 렁(Melissa Leong)을 지목했다.

터지 의원은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중문화만 봐도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마스터셰프의 심사 위원 중 한 명이 중국인”이라며 “렁은 중국계 배경을 갖고 있으며, 출연자 중 상당수는 더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호주에서 마지막으로 반인종차별 캠페인이 펼쳐진 것은 줄리아 길러드 전 총리 때로, 당시 캠페인(It Stops With Me)에서는 다양한 스포츠 스타들이 참여해 인종차별 반대에 대한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최근 들어서는 노동당 역시 새로운 국가 반인종차별 캠페인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앤소니 알바니즈 연방 노동당 당수는 “호주에는 인종차별이 설 곳이 없기에 이 같은 주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며 “국가적 반인종차별 전략을 통해 호주 내 인종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초당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적 공격을 규탄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UnityOverFear)에는 8만 명 이상이 서명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서의 인종차별 가해자들에게 “그만두라”라고 직설적인 목소리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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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11 June 2020 5:56pm
Updated 11 June 2020 6:04pm
By Tom Stayner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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